Instagram story viewer> @pcnbj07> Post
7 months ago
​[비평] 휘발된 타자의 흔적과 형해화된 위안

​중앙의 백색 도자는 정결의 상징이 아닌, ‘딸기’라는 이국적 타자가 머물다 떠난 잔혹한 아카이브다. 분홍색 얼룩은 딸기의 생명력이 세척과 지움의 과정에서 휘발되며 남긴 실존적 생채기이며, 이는 타자의 소멸을 고발하는 이율배반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우측 상단, 규격화된 시스템에서 양산된 후 소비되지 못한 채 사분오열(四分五裂)된 도너츠는 현대 문명의 유약함을 드러내는 처참한 메타포다. 기하학적 원형을 상실하고 비닐이라는 장막 속에 형해화(形骸化)된 이 파편들은, 도시 생활의 질서 속에서 겪는 자아의 해체를 상징한다. 이것은 유예된 안식이 아니라, 철저히 파쇄된 위안이다.

​이 비루한 잔해들은 칠흑 같은 바닥이라는 실존적 심연 위에서 서로 소외된 채 부유한다. 작가는 이 풍경을 통해 우리가 단지 타자의 흔적만을 소비하며, 자신의 유약함을 확인하기 위해 무의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음을 조소한다. 일상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가장 우아하고 비릿한 허무의 전시장이다.
2
Posted On: March 27th 2026, 11:24 am
​[비평] 휘발된 타자의 흔적과 형해화된 위안

​중앙의 백색 도자는 정결의 상징이 아닌, ‘딸기’라는 이국적 타자가 머물다 떠난 잔혹한 아카이브다. 분홍색 얼룩은 딸기의 생명력이 세척과 지움의 과정에서 휘발되며 남긴 실존적 생채기이며, 이는 타자의 소멸을 고발하는 이율배반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우측 상단, 규격화된 시스템에서 양산된 후 소비되지 못한 채 사분오열(四分五裂)된 도너츠는 현대 문명의 유약함을 드러내는 처참한 메타포다. 기하학적 원형을 상실하고 비닐이라는 장막 속에 형해화(形骸化)된 이 파편들은, 도시 생활의 질서 속에서 겪는 자아의 해체를 상징한다. 이것은 유예된 안식이 아니라, 철저히 파쇄된 위안이다.

​이 비루한 잔해들은 칠흑 같은 바닥이라는 실존적 심연 위에서 서로 소외된 채 부유한다. 작가는 이 풍경을 통해 우리가 단지 타자의 흔적만을 소비하며, 자신의 유약함을 확인하기 위해 무의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음을 조소한다. 일상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가장 우아하고 비릿한 허무의 전시장이다.
Comments (2)
pcnbj07 7 months ago

pcnbj07

@nam_boras 허무하신가요

More posts

back to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