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story viewer> @regyeol> Post
8 days ago
꽃은 가만히 있었지만, 그 위에 머무는 빛은 계속 달라지고 있었다.

햇빛이 꽃잎의 가장자리에 닿자 붉은색 사이로 분홍빛이 드러났다. 어떤 부분은 빛을 받아 반짝였고, 겹쳐진 꽃잎 안쪽은 짙은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 같은 꽃인데도 어느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사진을 찍다 보면 그날의 풍경보다 빛을 더 오래 기억할 때가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지는데, 이상하게도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들어왔는지, 주변이 얼마나 밝았는지 같은 사소한 감각은 오래 남는다.

기억은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남겨두지 않는다. 분명 같은 시간에 보았던 것들인데 어떤 장면은 쉽게 잊히고, 별다른 의미 없이 지나쳤던 작은 부분이 뜻밖에도 오래 남는다.

그날 내가 꽃을 바라본 시간도 길지는 않았다.

그저 햇빛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고, 그 빛을 받은 꽃잎의 색이 마음에 들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질 장면이라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 속에는 꽃이 남았지만, 내가 다시 떠올리는 것은 그날 꽃을 비추던 빛이다.

아마 사진을 찍는 이유 중에는 이런 것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워질 순간을, 훗날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남겨두는 일.

그날의 햇빛은 이미 사라졌지만, 사진을 보는 동안만큼은 그 빛이 아직 꽃잎 위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 올림픽공원
📷 SONY A7M4
2
Posted On: October 28th 2026, 08:59 am
꽃은 가만히 있었지만, 그 위에 머무는 빛은 계속 달라지고 있었다.

햇빛이 꽃잎의 가장자리에 닿자 붉은색 사이로 분홍빛이 드러났다. 어떤 부분은 빛을 받아 반짝였고, 겹쳐진 꽃잎 안쪽은 짙은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 같은 꽃인데도 어느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사진을 찍다 보면 그날의 풍경보다 빛을 더 오래 기억할 때가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지는데, 이상하게도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들어왔는지, 주변이 얼마나 밝았는지 같은 사소한 감각은 오래 남는다.

기억은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남겨두지 않는다. 분명 같은 시간에 보았던 것들인데 어떤 장면은 쉽게 잊히고, 별다른 의미 없이 지나쳤던 작은 부분이 뜻밖에도 오래 남는다.

그날 내가 꽃을 바라본 시간도 길지는 않았다.

그저 햇빛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고, 그 빛을 받은 꽃잎의 색이 마음에 들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질 장면이라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 속에는 꽃이 남았지만, 내가 다시 떠올리는 것은 그날 꽃을 비추던 빛이다.

아마 사진을 찍는 이유 중에는 이런 것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워질 순간을, 훗날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남겨두는 일.

그날의 햇빛은 이미 사라졌지만, 사진을 보는 동안만큼은 그 빛이 아직 꽃잎 위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 올림픽공원
📷 SONY A7M4
Comments (2)
pearl_091608 8 days ago

pearl_091608

그때 작가님이 꽃을 발견해 찍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예쁜 꽃을 구경할 수 있게 됐네요~🌹

More posts

back to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