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여름을 노래하고, 계곡은 장마를 기억한다」
숲은 오늘도 말없이 계절을 가르쳤고, 나는 흘러내리는 땀방울 속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배웠다.
2026년 7월 22일 수요일 불암산 새벽 산행, 까르페디엠.
오늘 새벽 4시 50분.
비 예보는 있었지만 하늘은 끝내 비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불암산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수만 마리 매미들의 거대한 합창이었습니다.
새들은 조용히 숲속을 오가며 작은 소리만 주고받고 있었고, 여름의 무대는 온전히 매미들의 것이었습니다.
장맛비가 남겨준 계곡물은 아직도 등산로를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고, 초록 숲은 하루가 다르게 더욱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거의 없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그 땀마저도 한여름 새벽 산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정상에서는 안개가 모든 풍경을 감추고 있었지만, 까마귀가 고생했다 인사해 주었고 잠시 기다리자 구름이 갈라지며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기다림 끝에 만난 하늘은 언제나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반가운 산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람도 풍경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병석님(@lovely_bluesky_ )오늘 만나뵙게되어 행복했어요.멋진 영상 찍어주셔서 인트로로 사용했어요.
오늘도 현재를 온전히 즐기며 걸었습니다.
까르페디엠. 지금 흐르는 계곡물도, 지금 울리는 매미 소리도, 다시는 똑같이 만날 수 없는 오늘만의 선물입니다.
#불암산
#새벽산행 #여름숲 #계곡 #잠자리
구름과 함께 춤추는 잠자리
오늘 정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은 잠자리들의 비행이었습니다.
안개가 천천히 능선을 스쳐 지나가고, 그 사이로 푸른 하늘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수많은 잠자리들이 구름을 배경 삼아 자유롭게 날아올랐습니다.
햇빛이 잠시 구름 사이를 비추자 투명한 네 장의 날개는 수정처럼 반짝였고, 잠자리들은 바람을 타고 앞으로 미끄러지듯 활공하다가 어느 순간 방향을 바꾸며 허공에 멈춘 듯 떠 있었습니다.
잠시 뒤 또 다른 잠자리 한 마리가 구름 사이를 가르며 높이 치솟았고, 서로 교차하며 원을 그리는 모습은 마치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발레 공연 같았습니다.
흰 구름은 천천히 흘러가고, 잠자리들은 그 위를 자유롭게 수놓았습니다.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잠자리들은 단순히 곤충이 아니라, 한여름 하늘에 생명을 그려 넣는 작은 예술가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 불암산 정상은 구름이 캔버스가 되고, 잠자리는 붓이 되어 여름 하늘에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구름 위를 수놓은 잠자리의 비행
오늘 불암산 정상에는 유난히 잠자리가 많았습니다. 안개와 구름이 능선을 감싸고, 습도가 높은 한여름의 공기 속에서 잠자리들은 마치 하늘의 주인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한여름에 산 정상에서 잠자리가 많이 보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잠자리는 바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곤충입니다. 정상과 능선은 평지보다 공기의 흐름이 좋아 긴 시간 적은 에너지로 활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처럼 구름이 드나들고 약한 기류가 형성되는 날에는 상승기류와 바람을 타며 매우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장마 뒤에는 날파리와 모기 같은 작은 곤충이 크게 늘어납니다. 잠자리는 뛰어난 포식자로, 비행 중에도 작은 곤충을 잡아먹습니다. 정상 부근까지 올라온 작은 곤충들을 따라 잠자리도 함께 모여드는 것입니다.
셋째, 체온 조절과 활동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잠자리는 체온이 충분히 올라야 활발하게 날 수 있습니다. 흐린 날에도 정상은 탁 트인 공간이라 빛을 잘 받고 공기 순환이 좋아 활동하기에 적합합니다. 장마철 이후 높은 습도 역시 탈수를 줄여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세상은 온통 안개와 구름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구름 한쪽이 아주 천천히 갈라지더니, 그 틈 사이로 옅은 푸른빛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마치 하늘이 스스로 커튼을 걷어 올리는 듯했습니다.
그 움직임은 너무도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워 마치 하늘 전체가 천천히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Carpe 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