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August 7th 2026, 10:03 pm
25년 전 이곳에 왔었다. 그리고 다시 같은 자리에 섰다.
서울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제주교도소를 찾을 일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지인의 20대 초반 아들이 법정구속되어 두 달째 수감된 채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항소심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변호사 선임료를 합의금에 더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렇게 하도록 가이드하고, 수임은 고사했다.
넓은 교도소 건물 안에 고작 몇 개 되지 않는, 여전히 낡아 보이는 변호인 접견실. 일반인 접견실은 이보다 더 열악하겠지. 서비스 경쟁을 넘어 초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수용자들은 제대로 대접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아니 제대로 대접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 속하는 모양이다.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이 예측하지 못한 덫에 걸려 인생의 큰 위기에 놓여있다. 잘 마무리되기를 빈다. 그리고 이 쓰디쓴 경험이 그의 삶에 양약이 되어, 그의 삶이 역시 예측하지 못했던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무엇보다 그 청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되기를 기도해 주었다.
믿지 않는 청년이지만, 손을 꼭 쥐고 기도에 따르는 그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꼭 안아주고 헤어졌다.
그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를,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모든 발걸음을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 주시기를 바란다.
무겁고 적막한 기운의 교도소 앞길과 그 곁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에 둘러싸인 표지석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제주교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