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하다 첫 소설
ㅣ감정술사
ㅣ이원정
ㅣ양양하다
슬픔 없는 삶이 정말 구원일까?
죽은 자의 피에서 슬픔을 증류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슬픔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사랑과 상실
서로를 알기도 전에 사랑에 빠진 두 남녀는
사랑의 결실을 맺지만, 한없이 깊은 슬픔에 침잠된
그녀와의 관계는 점차 어긋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증류기 하나만을 남긴 채 떠나버린 아내를
원망하며, 남자는 세상의 어긋난 영혼들을 구원하고
아내에 대한 모든 흔적을 말려 없애기 위해 집착한다.
✨️기묘한 사건
사람이 죽으면 누군가 장례식장을 찾아가 시신에서
피를 뽑아가는 기괴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난다.
납이나 주석을 순금으로 변환시키는 연금술사이자
비에 젖어도 젖지 않는 남자는, 죽은 자들의 피를
플라스크에 붓고 끓여 증류한다.
✨️슬픔을 증류하는 남자
그는 피 속에 깃든 슬픔을 불순물처럼 걸러내고,
고통 속에 죽은 자들을 슬픔 없는 삶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자신을 세상을 구원할 신이라 믿으면서.
예사롭지 않은 설정과 미스터리한 서사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었다.
✨️아들에게 닥친비극
하지만 슬픔도 전이되기 때문일까.
아내를 닮은 슬픔에 잠긴 아들은 자신의 삶처럼 짧은
글을 남긴 채 살아가기를 멈춘다.
그리고 남자는 계획했던 일인 듯 아들의 피를 뽑아
그 안의 슬픔을 증류한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도 슬픔을 없애려는 남자의 모습이
더 서늘하고 먹먹하게 느껴졌다.
남자의 이름도 감정도 배제한 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는 구도는 오히려 인물들의 감정을 독자가 스스로 들여다보게 만든다.
✨️새롭게 만난 아이
아들의 죽음 이후 남자는 한 아이를 만나 집으로
데려온다. 그 남자에게 아이는 어떤 의미였을까.
“나는 슬프다.”
슬픔을 삶을 썩게 만드는 불순물이라 여겼던 남자와
달리, 아이는 자신의 안에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다.
아이가 오랫동안 아프게 한 감정의 정체를 깨닫고
처음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review
어쩌면 슬픔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했고 상실했다는 삶의 흔적이 아닐까.
슬픔을 느낄 수 있기에 기쁨을 알고,
잃어본 경험이 있기에 소중함도 알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은 문장은 절제되어 있고 표현은 은유적이다.
기묘하면서도 몽환적인 이야기는 서늘한 여운을 오래 남긴다.
슬픔 없는 세상은 정말 구원일까,
아니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절망일까.
작가 특유의 문체력이 오래도록 깊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 Thank you
@yyhdbooks양양하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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