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October 14th 2026, 10:01 pm
오늘은 회색 후드티를 입었다.
날씨가 추워지면 유독 손이 가는 옷들이 있다.
새롭고 예쁜 옷보다 오래 입어서 익숙하고,
입었을 때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옷.
나에게는 후드티가 그렇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괜히 세상과 조금쯤 거리를 둔 기분이 든다.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작은 공간이 생기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은 대단한 이유가 없어서 더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고, 자꾸 손이 가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것들.
오늘은 그런 것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회색 하늘 아래, 회색 후드티를 입고.
생각보다 괜찮은 가을 아침이다.
바람은 차가워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면,
오늘은 어쩐지 조금 더 마음에 들 것 같다.
다들 따뜻하게 입고 나와.
가을이 생각보다 꽤 매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