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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ago
배흘림기둥은 정말 ‘예뻐서’ 만든 것일까?

부석사 무량수전의 기둥을 보면 가운데가 살짝 불룩해. 위아래는 조금 가늘고, 중간은 배가 나온 것처럼 부드럽게 부풀어 있지. 우리는 이런 기둥을 배흘림기둥이라고 불러. 

대부분의 설명은 여기서 시작하지.

“배흘림기둥은 기둥이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미학적 장치다.”
“곧은 기둥은 가운데가 오목해 보이므로, 일부러 가운데를 불룩하게 만들었다.”
“기둥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한 전통 건축의 미적 표현이다.”

물론 이런 설명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어. 배흘림기둥은 실제로 아름답기도 하고, 곧은 기둥보다 부드럽고, 건물 전체에 안정감과 생명감을 주지.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어.

정말 배흘림기둥은 단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만든 걸까?

전통 건축에서 기둥은 장식물이 아니야. 기둥은 지붕의 하중을 받고, 공포와 보를 지지하며, 건물 전체를 세우는 핵심 구조부재야.

특히 목조건축에서 기둥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하중과 습기와 변형을 견뎌야 하는 재료이기도 해.

그렇다면 배흘림기둥을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든 곡선”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부족해. 오히려 배흘림기둥은 목재라는 재료가 가진 약점과 장점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일 수 있어.

나무는 돌이나 쇠만큼 균질하지 않아. 하나의 통나무 안에도 바깥쪽과 안쪽의 성질이 다르지. 바깥쪽에는 변재가 있고, 안쪽에는 심재가 있어. 변재는 살아 있는 나무에서 물과 양분이 이동하는 부분이야. 반면 심재는 중심부에서 나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일반적으로 변재보다 수분 이동성이 낮고 내구성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아.

같은 수종 안에서도 변재가 심재보다 물을 더 빠르게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 또 목재가 액체 상태의 물을 흡수하면 함수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일정 조건에서는 곰팡이, 부후, 강도 저하, 치수변형이 발생할 수 있지.

즉, 기둥으로 쓸 목재에서 바깥쪽 변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단순한 가공 문제가 아니야. 건물의 수명과 직결되는 문제이지. 

과거의 장인이 현대의 재료공학을 알진 못 했겠지만, 경험적으로는 알고 있었을 거야. 

어떤 나무가 오래 버티는지.
어떤 부위가 썩기 쉬운지.
어떤 기둥이 갈라지고, 어떤 기둥이 안정적인지.
습기를 먹은 목재가 어떻게 변하는지.
너무 가늘게 깎은 기둥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까지도 말이지. 

따라서 배흘림기둥은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

배흘림기둥은 예쁘게 보이기 위해 만든 기둥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만든 형상이 결과적으로 아름다워진 것일거야.

서양 건축에도 이와 비슷한 곡률이 있어. 그리스 도릭 기둥의 엔타시스. 그러나 서양의 엔타시스와 한국의 배흘림기둥을 곧바로 같은 것으로 볼 순 없지. 서양의 엔타시스는 주로 석재 기둥에서 나타나고, 한국의 배흘림기둥은 목재 기둥에서 나타나. 

돌에는 변재와 심재가 없어.

돌은 나무처럼 물을 먹고 마르면서 방향별로 수축·팽창하지 않아. 따라서 서양 석조건축의 엔타시스는 목조건축에서 익숙했던 기둥 형상을 석재로 번안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해. 관련한 연구들도 있고, 반면 한국의 배흘림기둥은 목재 자체의 재료적 특성, 특히 변재 제거와 심재 중심 사용이라는 문제에서 더 직접적이지. 

배흘림기둥은 단순한 미학이 아니라, 목재의 재료공학과 구조공학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어.

옛 엔지니어들이 과연 단순히 이뻐보일라고 나무를 베어다가 날라다가 개고생해가면서 기둥을 세운건 아니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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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On: May 4th 2026, 02:04 pm
배흘림기둥은 정말 ‘예뻐서’ 만든 것일까?

부석사 무량수전의 기둥을 보면 가운데가 살짝 불룩해. 위아래는 조금 가늘고, 중간은 배가 나온 것처럼 부드럽게 부풀어 있지. 우리는 이런 기둥을 배흘림기둥이라고 불러.

대부분의 설명은 여기서 시작하지.

“배흘림기둥은 기둥이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미학적 장치다.”
“곧은 기둥은 가운데가 오목해 보이므로, 일부러 가운데를 불룩하게 만들었다.”
“기둥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주기 위한 전통 건축의 미적 표현이다.”

물론 이런 설명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어. 배흘림기둥은 실제로 아름답기도 하고, 곧은 기둥보다 부드럽고, 건물 전체에 안정감과 생명감을 주지.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어.

정말 배흘림기둥은 단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만든 걸까?

전통 건축에서 기둥은 장식물이 아니야. 기둥은 지붕의 하중을 받고, 공포와 보를 지지하며, 건물 전체를 세우는 핵심 구조부재야.

특히 목조건축에서 기둥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하중과 습기와 변형을 견뎌야 하는 재료이기도 해.

그렇다면 배흘림기둥을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든 곡선”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부족해. 오히려 배흘림기둥은 목재라는 재료가 가진 약점과 장점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일 수 있어.

나무는 돌이나 쇠만큼 균질하지 않아. 하나의 통나무 안에도 바깥쪽과 안쪽의 성질이 다르지. 바깥쪽에는 변재가 있고, 안쪽에는 심재가 있어. 변재는 살아 있는 나무에서 물과 양분이 이동하는 부분이야. 반면 심재는 중심부에서 나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일반적으로 변재보다 수분 이동성이 낮고 내구성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아.

같은 수종 안에서도 변재가 심재보다 물을 더 빠르게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 또 목재가 액체 상태의 물을 흡수하면 함수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일정 조건에서는 곰팡이, 부후, 강도 저하, 치수변형이 발생할 수 있지.

즉, 기둥으로 쓸 목재에서 바깥쪽 변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단순한 가공 문제가 아니야. 건물의 수명과 직결되는 문제이지.

과거의 장인이 현대의 재료공학을 알진 못 했겠지만, 경험적으로는 알고 있었을 거야.

어떤 나무가 오래 버티는지.
어떤 부위가 썩기 쉬운지.
어떤 기둥이 갈라지고, 어떤 기둥이 안정적인지.
습기를 먹은 목재가 어떻게 변하는지.
너무 가늘게 깎은 기둥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까지도 말이지.

따라서 배흘림기둥은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

배흘림기둥은 예쁘게 보이기 위해 만든 기둥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만든 형상이 결과적으로 아름다워진 것일거야.

서양 건축에도 이와 비슷한 곡률이 있어. 그리스 도릭 기둥의 엔타시스. 그러나 서양의 엔타시스와 한국의 배흘림기둥을 곧바로 같은 것으로 볼 순 없지. 서양의 엔타시스는 주로 석재 기둥에서 나타나고, 한국의 배흘림기둥은 목재 기둥에서 나타나.

돌에는 변재와 심재가 없어.

돌은 나무처럼 물을 먹고 마르면서 방향별로 수축·팽창하지 않아. 따라서 서양 석조건축의 엔타시스는 목조건축에서 익숙했던 기둥 형상을 석재로 번안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해. 관련한 연구들도 있고, 반면 한국의 배흘림기둥은 목재 자체의 재료적 특성, 특히 변재 제거와 심재 중심 사용이라는 문제에서 더 직접적이지.

배흘림기둥은 단순한 미학이 아니라, 목재의 재료공학과 구조공학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어.

옛 엔지니어들이 과연 단순히 이뻐보일라고 나무를 베어다가 날라다가 개고생해가면서 기둥을 세운건 아니라고 봐.
Comments (1)
woodzzaim 5 months ago

woodzzaim

그냥 우선의 견고성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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