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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euns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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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올리는 20년지기 친구 @rickero 군과 너무나 귀엽고 예뻤던 와이프 @leeeunsole 웨딩 촬영부터 결혼식까지 후기

승현이의 제안으로 꽤 한참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워낙에 풍경사진만 찍기도 하고, 사람을 찍더라도 사람이 주변에 어우려져 일부처럼 보이는걸 좋아해서 사람이 주인공인 웨딩스냅을 내가 찍어도 되는걸까?가 주된 고민 포인트였는데, 오히려 그 포인트가 좋아서 부탁한다는 승현이 말에 오케이를 했다.

스냅 촬영 전에 이것 저것 찾아보며 신랑신부에게 흰티와 청바지 챙겨와달라 부탁하고, 소품 이것저것 챙기는 것도 너무나 재밌었다. 그리고 일단 신랑신부가 키크고 훤칠하니 찍는 맛이 좋잖아요?ㅎㅎ

보정땐 내 눈에 너무 예뻐보여서 인물 손을 거의 안댔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부터 연못의 개구리밥까지 보정하려고 보니 정말 한도 끝도 없었다. 

결혼식도 작은 성당에서 해서 너무나 예뻤고, 간단하게 찍은 사진들이 너무나도 예뻐서(신부가 일단 예쁨) 아주 만족스럽다.

재밌고 특별한 경험 만들어 주어 감사합니다!
스냅 촬영때처럼 예쁘고 행복하고 재밌게 사세용 ㅎㅎ

#웨딩촬영 #웨딩스냅 by @rickero
12
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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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반복되는 상처에 온전히 자신을 내어놓기를 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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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두려움을 내려놓고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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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자는 그 결심 이후로는
선택의 사유에는 부정할 이유가 없음을
지금이라는 시간에는 더 미룰 이유도 없음을
망설임 없이 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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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월,
함께라서 더 빛날 수 있는 두 사람이
서툴지만 함께하길 약속했습니다.

저희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그 약속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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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저희가 닿는 세상을
조금 더 밝고 따뜻하게 가꿔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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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기쁜 소식 더 전하겠습니다. 🕊️ by @rickero
9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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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누가 지나가도 신경도 안쓰는 쇼핑몰 놀이꾼 by @rickero
20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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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는 꽤 매력적인 악기입니다. 10분이 채 안 되는 에네스코의 곡은 그 매력을 더 빛나게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잘 닦은 유리창같이 투명하다 해야 하나. 클래식깨나 들었는데, 비올라 솔로 곡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대충 조금 큰 바이올린이라고 기억하고 넘어가기에는, 그놈이나 첼로가 낼 수 없는 영역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간지럽힙니다. 분명 목소리가 좋으니, 좋은 영혼과 좋은 말만 함께하면 되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고 쓴 말처럼, 활기차게 살아있길 바랍니다. 계속 많은 이들의 영혼을 간지럽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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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이 궁금하다면, ‘Concert Piece, Nobuko Imai’를 검색. by @rickero
4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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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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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지금, 글을 쓰지 못한다. 몇 년 사이 조금이나마 또렷해진 이성은, 떠다니는 상념을 쉽게 구체화하고, 쉽게 문장을 낳아 심연에서 건져 올린다. 그럼에도 쉬이 펜을 들지 못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던 이가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기에. 괜찮다고 생각하고 믿던 나의 세상이 실은 전혀 괜찮지 않음을 뒤늦게 깨달았기에. 내 당당하고 고매하던 글과 그 태도가 그토록 싫어하던 위선과 허위로 쌓아 올려졌음을 펜을 잡을 때마다 저릿하게 느끼기에. 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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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질 수 있도록 천천히 찾아오는 부끄러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익숙해지지 않는다. 부끄러움, 네 글자 단어에 포함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진실을 직면하면 모든 인식의 과정과 세상은 무너지게 된다. 알량한 자존심처럼 애써 버텨본들 무너짐과의 괴리를 견디지 못할 때마다 새빨갛게 몸서리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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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기장이라 써 붙였던 나의 공간에는 선별적인 글이 올랐다. 인위를 덧칠하지 않은 모든 솔직은, 단어가 감당할 수 있는 솔직의 선에서만 전시됐다. 생각조차 스스로 불쾌해지는 추악함도 내 상념의 부분일 테고, 나의 온전한 이론인 척 빌려 온 우아하고 유려한 생각 역시 그 일부였을 거다. 그러나 전자는 스러졌고, 후자만 남았다. 의도적으로 남겨졌다. 불쾌는 지우고, 쾌만 남았다. 보여도 괜찮을 불쾌만을 쾌로서 남겼다. 솔직함과 그것을 전시하는 것. 나 아닌 나를 전시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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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를 열심히 비호하던 단어는 하이퍼리얼리즘이었다. 실제란 없고, 실제인 것처럼 보이는 것의 중요함. 모두가 보이는 것을 믿으며, 온라인이야말로 그것을 전시하는 각축장이라며 인간 본성과 그로 인한 시대상을 핑계로 위안 삼아왔었다. 다만 그 논리 속 거대한 오류는, 세상을 조망하는 그 쌍안경으로 나를 볼 수는 없었음에 있었다. 나라는 렌즈를 통해 보이는 것은 세상과, 그에 속한 이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역학과 분위기, 그리고 이 모두를 관통하는 본질. 그럼에도 관측자가 자신을 스스로 관측할 수는 없기에, 보여짐으로 운행되는 세상 속에서 나는 보여짐을 위하지 않는다고 착각했다. 단언컨대 그 이상으로 솔직을 믿고 있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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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rickero
14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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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축하를 핑계로 담아두었던 말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하나하나 답장 드리겠습니다.
미리 감사합니다 🤍 taken in 리움미술관 Leeum Museum of Art by @rickero
63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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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본성을 논하면서 인간이 본성을 넘어설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진화생물학적 욕망과 본성은 수십만 년간 쌓인 생명체의 격렬한 투쟁의 산물일 테니 그걸 무슨 수로 이기냐구요. 호르몬의 농락은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입이 닳도록 진리인 양 개똥철학을 말하고 살았습니다. 저항하지 말라, 바보 같은 거다. 그런데 편해지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혹은 본능을 핑계로 도리어 그것을 추구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됐습니다. 본성은 상태일 뿐, 그래도 된다는 당위성과 방향성은 아니니까요. 개똥철학이 조금 바뀝니다. ‘인간은 원래 그래. 그런데 그게 그래도 된다는 것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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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주간 조승현 중에서, 24.06.20. by @rickero
2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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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씨가 제일 좋아하는 연출가가 누군데요?”
말문이 막혔다. 연출을 하고 싶고, 멋진 연출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면서 최애를 묻는 말에 답을 못했다. 뒤늦게 몇몇 이름이 머리에 스쳤지만 이미 늦었다. 그건 대답을 위한 대답이지 진심이 아니었으니까. 영화감독이나, 지휘자, 작가를 물었다면 달랐을까? 글쎄. 멋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고르지 못한 것과, 떠오르긴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해 말문이 막힘은 너무나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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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스톤이 <벚꽃동산>을 올린다는 말에 흥분했다. 영상물로만 봐왔던 스톤의 작품을 직접 볼 기회가 생겨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었다. 문제는 작품이었다. 난 체홉이 싫거든. 연극사에 획을 그은 작가라는데 도통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텍스트를 봐도 물음표, 좀 이해될까 싶어 공연을 보면 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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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릭슨 연출의 바냐삼촌을 제외하고는 여태 모든 체홉이 기이했다. 사람들이 체홉을 논할 때 자연스러운 일상에 녹아 있는 삶의 정수라고들 하던데. 뭐요? 다 떠나서 단 한 번도 자연스러운 공연을 본 적이 없는데 무슨. 한국에서 여태 완성된 하나의 유기체이자 작품으로서의 체홉이 오른 적이 있나? 체홉을 떠나서 고상한 고전이라는 핑계로 말도 안 되는 답습이나 했지. 소화를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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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은 2024년의 한국에 벚꽃동산을 심어버렸다. 시간과 공간을 옮겨오는 각색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각색이 아니더라도 모든 시간 예술을 현장에 올리는 것은 일종의 장기 이식 같다. 간 이식이랍시고 간 떼고 배 갈라서 옮겨놓고 ‘짜잔- 이식했어요!’라고 끝이 아닌 것과 같다. 원작의 모든 요소의 본디 맥락 속 의미를 이해하고 이식한 맥락에서도 살려야 한다. 그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연결을 완벽하게 감당해야 한다. 스톤은 이를 멋지게 해냈다. 이게 체홉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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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다, 이 똑똑하고 뛰어난 아저씨. 각색도 각색이지만, 다른 언어 문화권 아래에서도 유려하게 흘러가는 앙상블을 보여주는 게 압권이다. 공연을 봐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 또 얼마나 개탄스러운지. 한국에서 온전히 오르지 못한 벚꽃 동산을 성공시킨 연출가가 외국인이라니. 모국어도, 자신의 문화도 아닌 곳에 이식시켜 입말이자 언어 예술의 심장을 한국에서 뛰게 한 게 외국인이라고. 연극은 살았는데 한국 연극에 사망 선고를 해버린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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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공연보다는 공연의 좋은 순간의 집합체로서 연출을 좋아했나 보다. 좋은 공연은 너무나 드무니까. 그래도 연출이 좋다. 연극이 배우의 작품이라고 하나? ‘연기 잘한다’에서 그친다면 그럴지도. 연극은 연출이 만든다. 멋진 작품이며 예술이라는 말은 연출의 그림에서 나온다. 제대로 된 연극은 제의잖나. 이미지로 각인된 조각이 아니라, 작품이 살아서 인간의 삶을 무자비하게 덮쳐버리는 제의는 연출이 만드는 것이다. 연극한다는 연극 말고 이 땅에 예술로 숨 쉬는 연극이 많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연출가를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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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가진 성소를 앞에 두고 살릴 수도 없고 무너지는 걸 볼 수도 없는 딜레마는, 한국 연극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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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보면서 드라마 같고, 연기가 영화 같다고 한다며? 본질이 안 보이는 율법주의자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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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artscenter 고마워요. by @rickero
6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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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춥다. 갑자기 추워졌다. 환승역을 지나다가 문득 끈질기게 무더웠던 때가 생각이 났다. 분주하게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맨살이 파도처럼 춤추던 모습에서 이제는 거무칙칙하고 육중한 외피들만 보인다. 계절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니 추워진 거야 그러려니 하는데, 삽시간에 풍경이 바뀌니 묘하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버린 걸까, 계절만 빠르게 바뀐 것일까. 시간인 것 같다. 지금의 내게는 그렇다. 시간이 빠르게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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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변화하려 하고 나름 그 결심만큼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이만큼 삶이 바뀐 적이 있던가. 무상한 삶 속에서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고, 무엇이 됐든 눈에 잡히는 대로 쳐내고 정리하며, 최악만을 피하는 것 같은 일도 꾸역꾸역 해나가 결과를 만들고 있다. 단기적인 방향을 잡고 분명 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째깍째깍 타가는 매분 매초마다 인상을 찌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할 일에 집중한다. 그러면 시간이 간다. 그러다 카페에서 한나절 보내고 나와 지하철로 향하면 예상을 한참 빗나간 찬바람에 온몸을 웅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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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잦고 더 강한 자극. 그것을 기대하고 누리며 생기는 도파민에 절어있던 뇌가 탈진한 순간에는 두 선택뿐인 듯하다. 불응기를 지나 다시 궤도에 올라 회복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의 행복을 추구하거나. 나는 두 번째 길로 올라섰다. 완전히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았고, 재고 따지지 말고 그걸 쥐어야만 했다. 지금이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었으니까. 본능과 욕망이라는 미명으로 수많은 합리화를 해대며 살아온 것이 정답은 아닌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이제 삶에서 유의미한 키워드도, 유의미한 사람들도, 믿고 의지할 그 어떤 것도 몇 남지 않았다. 후회는 없다. 잘 보면, 원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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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관성을 기억한다. 메를로 퐁티를 위시했으면 몸 철학에는 책임을 져야지. 아무리 이성적으로 가치 체계가 바뀌고 없던 영성까지 더한다고 하더라도, 결심은 마음의 것이지 몸의 작정이 아니다. 십수 년간 쉬어오던 숨을 달리 쉬는 것이 어디 굳은 결심이라고 쉬이 될까. 그마저도 어려운 길이라면, 고통의 길이다. 행동은 쉽게 바뀌지도 않을뿐더러 내버려 두면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할 수 있는 한, 결심하고 작정한 대로 계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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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삶에 의미는 없고, 의미는 내가 부여하는 것이다. 진하게 의미를 부여하자 무한한 것만 같던 시간의 유한성이 보인다. 째깍째깍. 추위가 더 느껴지고, 지옥 가기 전의 현실에서의 내가 할 일이 보인다. 남은 건 예술과 사랑뿐인데. 그 둘만 제대로 하기에도 벅차다. 10년 전의 나는 에리식톤처럼 경험을 삼켜갔다면, 이제는 진하게 집중해서 음미하고 살아내고 싶다. 그러기엔 시간이 없다. 다행히 춥다. 살아있다. 감사함에 벅찰 모두와 환경과 진리가 있다. 어차피 끝끝내 성공한다. 찡그리더라도 한숨 뱉어 쉬고 기도하면 웃음이 난다. 그럼, 다시, 집중.
⠀ by @rickero
4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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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쉽게 얻은 가치를 쉽게 생각한다. 개인적인가? 쉽게 얻어진 가치는 쉽게들 생각한다. 운이 좋아 가만히 있어도 일이 너무나 잘 풀렸다면 어떨까.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그냥 잘 됐으려나 싶어도 될지도 모르지만, 봉착한 큰 문제가 너무나 쉽게 해결됐을 때도 좋았을까. 잠시는 좋을지도. 내 인생에 도움이 됐을까? 필요했던 많은 고민과 논리를 무시하고, 운으로 무방비로 얻어진 결과는 쉽게 관리하지 못하여 악영향을 끼친다. 어떻게 일궈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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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항상 바뀐다. 마음에 박아 넣어 평생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가치관도, 불과 수년 전에 생겼으며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 선 줄로 생각한다면 넘어질까 조심할 것이나, 확신이 없는 내게는 굳센 의지로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언젠가 흔들릴 수도 있다. 지금의 의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속단은 거짓이고 기만이다. 의지는 강하면 강할수록 좋기에, 인내할 수 있을 만큼의 최대한의 고통이라면 강한 의지로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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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당연한 건 없다. 나라는 편향 때문에 오류가 생길지언정, 고유한 판단과 타인의 생각에 위탁한 판단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불필요할 만큼 호기심이 많아 해봐야만 안다. 얼핏 당연해 보이더라도 나만의 온전한 가치 체계를 위해서는 불필요해 보이는 일들까지 굳이 해봐야만 알았다. 무모함 끝에 얻어낸 가치들. 수많은 성공과 실패, 환희와 좌절 그 뒤에는 분명히 잃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세워진 가치를 위해 잃을 게 있을 것이며, 내 의지에 바치는 재물이 소중한 만큼 다시는 잊지 못할 흉터로 남을 것이다. 그것이 이피게니아였다면 끊임없는 무한한 저주로 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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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얻어진 가치는 쉽게 흔들린다. 모든 얻어낸 가치 뒤에는 고통이 있다. 어렵게 얻은 가치는 그래서 단단하다.
역경은 의미의 전제 조건이다. 인간은 부여한 의미로 산다. 의미는 의지로 지킨다. 의지는 역경이 만든다. 다시, 역경은 의지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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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은 잉태한 가치를 반드시 더 튼튼하게 다져나가야 한다는 것뿐이다.
⠀ taken in Kukje Gallery by @rickero
2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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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생기는 거대한 변화들. 수년간 나를 잡아먹던 결핍의 해소, 부끄러움은 아름다운 것, 광활한 우주와 먼지처럼 하찮은 존재인 인간, 죽음과 삶의 무상함, 의미 부여라는 삶의 원동력, 그리고 거짓말같이 쐐기를 박은 이사야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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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아를 더듬을 수 있는 이들은 내 주변에 흔치 않다. 그들이 연달아,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거나 정신 차리라는 말을 건네버린 이상 문제 인식은 당연하다. 내가 살아오던 가치관이 꼭 정답은 아니며, 어쩌면 지금이 유일한 갱생의 순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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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아무래도 정해져 있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고, 어차피 답은 다 알고 있다. 지나간 일마저도 필요한 일이었다면 용기만 남는다. 과거에 집착함은 미래에 대한 불신이기에 축복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뿌려진 씨앗 속에서 발버둥 치며 사람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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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놀았지. 이제 정신 차리자. 확신으로 살자.
⠀ taken in Notes, 노츠 by @rickero
15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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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려운 생각을 굳이 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의문이 생기면 일종의 갈등을 종결시키기 위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그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그때 보통은 생각하기 가장 편한 이유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즉각 떠오르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이유, 다른 가능성을 덮어두기에 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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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은 꽤나 품이 많이 드는 과정이며 어려운 고민은 추가적 투쟁을 만든다. 애를 써가며 머리를 굴리고, 필요하다면 확인받고, 부딪힌다면 싸워야 하는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갈등을 해소하고자 다시 갈등을 만듦은 얼핏 비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고민은 줄이고 쉽고 편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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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편한 길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놓쳐선 안 된다. 가끔 생각 없이 단순하면서 면도날을 들먹이는 이들이 있는데, 그건 그냥 생각이 없는 게 맞다. 오컴의 면도날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을 때 가장 단순한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지, 마냥 단순한 게 정답이란 뜻은 아니다. 내 진리가 세상의 진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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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거나 어렵거나, 어떤 결론이든 자신의 세계에서는 확신이라는 편견이 생기며 이어 확증편향이 된다. 한번 판단하고 내 세상에 진리로 들어와 버린 것은 애석하고 위험하게도 혼자서는 수정하기 어렵다. 쉬운 생각은 달콤하게 매혹적이고 위험하다. 쉬운 생각은 나와 세계를 갉아먹는다. 고민이 나를 만들기에 쉽게 결론 내리면 안 된다.
⠀ taken in Seocho-dong by @rickero
14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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