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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영화를 만들고 글을 씁니다.
🎬 〈내가 죽는 날〉 @bybye_260410
🌿 〈낭의 자리〉 @remember_2doju0
🏠 망망대해 @mangmangmang_won
작업과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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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토지문화관 예술인 레지던시에서 보냈습니다. 
첫날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와, 여기가 내 땅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밥 그리고 자기만의 방은 매 순간 너무 소중했습니다.

올해 아니 아마 작년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에 굉장히 짓눌려 있었어요. 드디어 내 작품을 하니까 돈 좀 못 벌어도 되고, 폼 좀 안 나도 되고, 남들한테 부탁하는 거… 웬만하면 정말 안하고 싶지만 내 작업을 위해서 해야 한다면 해야지.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주 미안했고, 도망치고 싶었어요. 어딘가 자주 냈고 그만큼 떨어졌고요. 이렇게 나를 작아지도록 내버려 둬도 되나. 고민하는 시간이 작업 시간보다 너무 길어지기 시작했을 때, 이곳 토지 레지던시에 왔습니다. 

여기 와서 돈 벌 생각, 관계에 대한 고민, 어떤 역할들 전부 내려놓고 온전히 다큐를 편집하고 글만 썼어요. 남는 시간엔 책을 읽거나 운동을 했습니다. 늘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스위치를 꺼보니 처음으로 고요를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엔 이전에 만들었던 단편 다큐 편집본을 다 조각내어 다시 붙여봤습니다. 작년부터 남겨둔 작업 기록들도 전부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한 가지 주제로 여러 편을 쓰는 건 처음이라 조금 헤맸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니 충만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제서야 지난 시간들을 재정렬해 보고 나도 타인도 좀 이해하게 되었구요. 차마 이해 못 한 것들은 흘려보내기로 했습니다. 

레지던시 생활 끝나갈 적에 1000년도 더 된 절터에 갔습니다. 축대에 앉아 아침 안개 내려앉은 탑과 경계석을 바라봤는데 인간이 만든 것들은 흔적만 남고 시간과 나무만 남아 돌로 된 벽을 뚫고 있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아니 몇십 년간 내 마음에 금을 긋던 일들도 시절을 지나 이렇게 옅어지고 먼 훗날엔 큰 나무만 남게 될까요? 

박경리 탄생 100주년이 되는 올해, 그의 그늘에서 지내며 익힌 자유로움을 삶과 병행할래요. 그리고 또 너무 위축되지는 말자! 그만 쫄아야지 진짜! 매일 자기 세뇌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때까지 일하며 살며 그렇게 지내왔는데 갑자기 올해 뿅 태어난 사람처럼 왜 이렇게 어색한지. 하지만 다 사정이 있었겠죠. 딱한 것.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짐 싸서 레지던시로 도망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두 달이 지났습니다. 마음이 좀 자랐을까 모르겠네. 적어도 작업자로서의 나는 좀 더 이해해 줄 수 있게 됐습니다. 내가 만든 것, 내 전부도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누가 내 작업 잘 봐주고 보고 싶다 해주면 제일 반갑고요. 작업이 잘 풀리는 것 같으면 가장 기뻐요. 가을에도 성실한 작업자로, 노동자로 잘 지내보려고요. 

아 근데 벌써 9월이라구요? 가을이 와버렸다고요? 

토지에서 시작한 원고들. 이 글들은 앞으로 무엇이 될까. 
대차게 20꼭지를 쓰고 가겠다고 했으나… 12개 쓰고 떠나간다 총총

해체 후 재조립한 <낭의 자리> 
너무 오래 붙들고 있어서 내가 지금 못/안 보내 주는 건가 싶었지만… 
너도 너의 길을 찾아가라(제발)

<낭의 자리>를 다시 편집하며 고민했던 내용들

<내가 죽는 날> 클립을 다시 보기가 조금 힘들었다… 여기서 촬영도 많이 못 했지만 사실 삶이 단순해서 매일 같은 그림이었다(고 주장)

WDN 상영회 스페셜 토크. 
준비하며 그리고 마치며 언제 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작업을 말할 수 있을까. 완성할 수는 있을까 생각이 많았다. 음… 

모여라 팟캐스트 녹음. 
모여라 첫 원정 녹음을 토지문화관에서! 내 장례식 얘기, 작업 얘기, 레지던시 생활 얘기를 나눴다. 친구의 든든한 응원 덕분에 이날로 SNS 싹 다 끊고 작업 모드로 전환했다. 

아름다운 나의 방

밥 먹으러 가던 길

너무 맛있던 밥! 이렇게 다양한 채소 요리라니! 급식 없이 이젠 어떻게 살지…

도서관을 자주 갔고

원주의 여름

원주의 여름2

장례식 후 만날 때마다 부채감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던 내게 괜찮다고, 갚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해준 친구들. 수진, 너의 작업과 삶을 응원해 진짜 라는 말을 듣고 오는 길엔 조금 울었지만. 힘을 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존2와 수영, 요가와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했다

퇴소 우울증… 시간 돌려주세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였던 토지 동기 작가 모임. 말을 잃고 지냈던 나는 다 끝날 때 돼서야 입을 뗐고… 하지만 앞으로 많은 날들 by @sujin.oh
12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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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장례식 잘 마쳤습니다. 

2026년 4월 10일을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보내며, 지난날들을 잘 보내주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성치 않아 장례식 5일 전까지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못해 멘붕이었는데요, 능력자 친구들이 상주를 자처하고 척척 도와준 덕분에 옛수진과 잘 작별하고 뉴수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16년 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날도, 어떤 의미도 이렇게 폴짝 넘으면 그만인 것을. 매사 힘주어 사는 게 버릇이 되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여느 다른 날들처럼 좋은 날이었네요.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덕분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어때? 후련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삶! 같은 것이 펼쳐지지 않아도 이젠 마감일이 없다는 게 가뿐하기도 하고요. 남은 시간들은 또 살아야 하니까. 막막함이 밀려오기도 해요. 그런데 이 모든걸 한번에 하지 않고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사는 게 앞으로의 유일한 계획이기도 합니다.

다소 파격적인 본인상(!?)에 걱정과 놀라셨을 분들, 저는 잘 살아남았고 이 날짜와 장례식을 통해 삶의 유한함에 대해 온몸으로 배웠으니 남은 생은 좀 더 사랑을 베풀며 살아갈게요. 새 삶에 조금 적응하고 차차 보내주신 마음 잘 갚으며 지내겠습니다. 모두모두 감사해요!

포스터&굿즈 디자인 : 수연 @kss9899
사진촬영 : 승연 @unicpicnic
영상촬영 : 진아 @bulnabangest
장례성찬 : 보혜 @bh.k, 베지스 @veggies.kitchen.and.bar
장소 : 보틀팩토리 @bottle_factory
친구편지 : 세희 @cookie.zib, 민경 @minkyy_lee
영정사진 : 수플 @souffle.docu
사진출력 : 인경 @inkyoung_bae
현장진행 : 보혜 @bh.k
매듭풀기 이끔이 : 킴킴 @realhyejinkim
장례준비위원회 : 세희 @cookie.zib, 몬도 @ma_mondo_, 킴킴 @realhyejinkim, 채은 @5graphy, 다영 @spaceandtime_ (이상 교없모)
그리고 장례식에 함께해주신 분들, 감사하고 사랑해요💕

구글폼에 적어주신 따뜻한 말들, 보내주신 부의금 찬찬히 잘 살펴보고 각각 연락드릴게요.🫶제가 요즘 속도가 조금 느려서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는데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by @sujin.oh
13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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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1이 되던 날, 지금 전혀 본질에 닿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마주하는게 무서워 내면 탐구를 미루고 미뤄왔지만 이대로는 작업도 삶도 완주할 수 없을 것 같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요즘은 지난 시간들, 감정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앓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힘을 내면 좀 괜찮아질꺼라 생각했고 릴스 작업을 하며 새로운 방식의 창작을 할 수 있다고도 믿었다. 하지만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는 일 역시 일종의 회피란 걸 아프게 깨달았다. 어떠한 안전장치 없이 동굴에 들어와 내가 가장 취약한 소재로 작업 하는게 맞나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려웠던건, 동굴에 들어가면 다시 못나올까봐 무서웠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면 친한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떠날까봐 초조했는데.
흐르는 물에는 비출 수 없다던데 평생 고이는걸 두려워했던 내게 가장 필요한 일이라 생각중. 이것 역시 과정이겠지.

요란하게 문을 열며 시작해서 잠깐의 안부를 전합니다. 스스로를 잘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다큐를 만드는 것. 좋지만, 내 인생의 주연 역할에 더 충실하기로 했고요. 잘 들여다보고 돌아올게요. 

성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by @sujin.oh
3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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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춘 전후로 내 어딘가가 완전히 달라진 걸 느낀다. 말로 옮길 수 없는 개운함. 오랫동안 고인 것들을 훌훌 떠나보냈다.

입춘굿 첫날, 오일장을 돌 때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섬의 소속이구나. 눈물을 닦으며 촬영했다. 소리패와 상인들, 손님들 모두 환하게 웃으며 새해 복을 주고받았다. 잘 되시라고 같이 빌어드릴게요. 맺힌 것 소리로 풀어드릴게요. 아니면 춤이라도 추게요. 아름다웠다. 생판 남인 우리가 이 공동체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든든함. 그리고 이제야 이곳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

늘 어디냐, 그래서 어디서 살 것이냐는 질문 앞에 우물쭈물했다. 기회의 땅(?)을 간 본 게 아니라, 정말로 어디에도 내 자리가 없는 것 같은 불안 때문이었다. 제주도 서울도 외국도, 어떤 판도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오래 헤맸다. 방랑하면서도 정주하기를 바랐고, 속하지 못하는 감각에 전전긍긍했다. 내게 최근 2년은 그 자리를 찾기 위해 분투한 시간이었다. 우선은 내가 어디서 왔냐는 질문부터 해야 할 것 같았다. 이 대 코스모폴리탄 시대에 태어난 곳이 대수인가 싶다가도… 결국 자아탐구란 게 내가 세상에 갑자기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는 고향을 넘어 더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한때는 여긴 내가 뻗기에 너무 좁다고 여긴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서 올해로 넘어오며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어느 땅에, 어떤 사람들로부터 뻗어나왔나를 알아야 내 본질에 닿을 수 있고, 씨앗이 여물 수 있다는 것을. 지금은 언 땅속에서 양분을 모으며 봄을 기다리고 있다. 알맹이가 단단하면 어디에 살더라도 뿌리를 두고 가지를 갈라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입춘도 지나고 구정도 지난 진짜진짜 새해가 되었다. 올해도 잘하고 싶은 나와 도망가고 싶은 나를 다독이며 어찌저찌 살아보겠다. 힘들면 뻔뻔하게 도움도 구하겠다. 구태여 이런 글도 적겠다. by @sujin.oh
6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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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과거사 청산>

1)<작별불가>_프로듀서
2)<눈물의 여왕>_제작팀
3)<장손>_제작팀
*부국제 첫 상영전에 나
4)브콜너 뮤비_<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_프로듀서
5)갯것이영화제_<불편한 사람>_감독
6)이도주공다큐_감독
6)하와 상영회

*나를 살렸던 경험들
-캠핑과 산책
-춤과 영화
-아름다운 자연과 친구들

시월의 마지막 밤. 현생에 너무 현타가 와서 미뤄뒀던 과거사를 청산해봤다. 힘들었던 것들도 다 지나가고 사진첩엔 행복만 남았네. 그렇다면 언젠간, 지금도…!
세상은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 by @sujin.oh
19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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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방 위의 숲> - 제주 이도주공 기록전시

짧은 전시를 마쳤습니다. 사실 지난 몇 개월간 이 작업으로부터 계속 도망치는 중이었습니다.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지, 만들어야 해서 만드는 건지, 아니 왜 나는 그냥 하지를 못하는지. 소리 소문 없이 열고 반짝 닫으려 많이 알리지 못했는데 소식 듣고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시장을 찾아주신 분들, 따로 연락 준 친구들 두고두고 편애하겠습니다. 기대하세요.

왜 이 작업을 하지라고 생각해 보면 내가 살던 곳이어서, 내가 여기서 너무 행복했었어서, 늘 기억하고 싶어서, 이곳에서 많이 성장했고 그게 어디든 내가 자란 곳은 다 내 영토라서. 이도주공으로 제주로 자꾸 돌아오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된 아파트와 뿌리 깊게 얽혀있는 시간들을 담고 싶었습니다. 저물고 헤어지는 것은 왜 매번 아쉬울까요. 가림막이 쳐져있는 이도주공 앞 전시장 입구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면 시간이… 시간이 너무 빨라…

이도주공에 살았던 6년 전을 찾다 보니 예전에 함께했던 공동체 사진들이 많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간 여러 상황이 변했지만 아직도 여전한 바람은 안전한 공동체에 머무는 것 그리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 헤매고 있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요.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닿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 크레딧 겸 특별히 얘기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는데
그린제주어리타운 @green_jejuery_town 을 하며 이도주공 소식과 다큐 제작, 전시까지 마음 써준 유리 @live_in_chwihyang 은애 @chorok_mokrok 수은님 @ssooon__2 
언제나 나와 내 작업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는 민경 @minkyy_lee 
서로 장난치고 놀리기 바쁘지만 묵묵하고 세심하게 챙겨준 지훈 @kimjihoon____ 
이 큰마음들을 제가 어떻게 다 갚을지. 그래도 노력해 볼게요.

저는 좀 더 발전된 작업물로 돌아올게요. 다음번에 다시 만나요. 안뇽! by @sujin.oh
10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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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문지방 위의 숲>
2025. 10. 11. - 2025. 10. 12.
팜하우스 (구남로45-2)

운영시간. 11:00a.m. - 6:00p.m. *월, 화 휴무

공간은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문의사항은 DM으로 부탁드립니다. by @sujin.oh
3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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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문지방 위의 숲>
2025. 10. 11. - 2025. 10. 12.
팜하우스 (구남로45-2)

운영시간. 11:00a.m. - 6:00p.m. *월, 화 휴무

공간은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문의사항은 DM으로 부탁드립니다. by @sujin.oh
3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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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몸으로 느낀 것만이 나를 변화시킨다고 믿고 있다. 여름 끝 무렵엔 우먼스베이스캠프에서 백여 명의 친구들과 한껏 몸으로 부딪혔다. 도시의 양산도 손풍기도 잊은 채 땀을 흘리고 살을 태워가며 바다에 뛰어들었다. 여자들끼리 모이는 것이 이렇게 안전하고 편안한 거구나. 자유로웠다. 수영복 차림으로 하루 종일 바다와 캠핑장을 오가도, 맨발로 달빛 속에 함께 걸어도, 간단한 식기에 밥을 담아 도란도란 먹어도 거리낄 게 없었다. 우리들의 해비자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 밤엔 움직임 세션에서 쌤과 둘이서 즉흥춤을 추며 몸과 몸이 닿고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곡선에 도취됐다. 아름다웠다. 훌훌 벗고 밤바다에 들어가 손에 손을 잡고 누워 보는 별빛조차 다정했고. 글과 화면에는 없는 해방감이 와닿았다. 나는 이 캠프에서 많이 변하겠구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뒤 2주가 넘었는데도 가끔 바다에서 친구를 목놓아 부르던 때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이전 내 기억들도 소환된다. 몸으로 경험한 것은 힘이 세구나. 그새 벌겋게 익었던 살갗은 검게 변하고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밤중에 자꾸 깨서 멍하니 있다 보면 왜 나는 아직 거기에 머물러있지. 왜 벗어날 수가 없지 생각이 많아진다. 몸에 스민 기억을 어떻게 닦아 낼 것인가. 내 평생을 괴롭혀온 잠에서 어떻게 놓여날 것인가. 열심히 헤엄쳐왔는데 제자리에서 맴돌았음을 깨달았을 때. 어떻게 용기 낼 것인가. 도망치지 않을 것인가. by @sujin.oh
0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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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던 연희동 집을 떠났습니다. 
이곳에서 집을 꾸미고 친구들을 초대해 먹고 자고 함께 울고 웃으며 보냈던 시절들이 아득하네요.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저도,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도 새삼스럽습니다.

그간 많이 배우고, 깨치고, 누렸습니다. 저, 4년 전 보다 조금 어른이 된 것 같나요? 알고싶어요. 이 공간에서 함께 추억을 쌓아준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우리 다음 집에서 만나요! taken in 연희동 by @sujin.oh
19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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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꺼내보는 메이킹필름. 지나고보니 재밌었네 우리~
너무 애쓰며 만든 뮤비를 다시 보자니 새삼 또 좋네요. 몇 년간 작업마다 함께하는 믿음직한 동료들, 친구들 항상 감사합니다💕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 - 브로콜리너마저] 
I don‘t want to try too hard - Broccoli, you too / MV Making Film
@band_broccoliyoutoo

<Credit>

Starring
미래 @___mirae_

Director 권철 @gwonchurl
Producer 오수진 @sujin.oh

D.O.P 리인규 @inkyuparty 
Gaffer 이준희 @melt.one 
Assistant Camera 김진아 @bulnabangest

Art 신지수 @_hpzs_ 
Assistant Director 김원만 @muzura
Title Design 김기조 @kijoside by @sujin.oh
5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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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할 것인가.”
- 이도주공과 우리의 이야기

곧 재개발을 앞둔 이도주공 아파트에서 
식물을 기록하는 팀 그린제주어리타운과 이끔이 수은님께 작업 제안을 받고 여러 활동들과 이곳의 사람들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영상 작업을 시작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는데
가장 큰 질문은 ‘어쩔 수 없는 것’과 ‘아닌것’을 나누는 일이었고
촬영을 하면서부터는 세상의 어떤 일도 
양갈래로 쉽게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생각의 가지들과 사람들 각자의 고민 그리고,
남이 떠나며 버린 화분을 살리며 본인도 살렸다는 인터뷰이의 말을 
자주 떠올리며 편집했습니다.

전시 마지막 날인 오늘(11/28) 오후4시부터 8시까지 진행됩니다.
전시장엔 그린제주어리타운에서 진행한 사진들, 활동 기록물들과
주워온 이도주공의 식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그리고 영상 작업은 다큐로 좀 더 길고 진득하게 이어나가보려 해요!
저도 더 많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연구해보려고요. 오셔서 많은 응원과 아이디어 부탁드립니다. 

🌿날짜 : 11월 26일 화요일 ~ 11월 28일
🌿시간 : 목요일 오후 4~ 8시
🌿장소 : 주공미용실(이도주공1단지 상가)

함께한 사람들
💚기획/운영 : @green_jejuery_town
(@pajongmyosa @chorok_mokrok)
💚영상감독 : @sujin.oh (@remember_2doju0)
💚이끔이 : @ssooon_ by @sujin.oh
4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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