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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를 위한 영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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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건축가들은 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냥 지나가 버려요.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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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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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는 18년을 산 뉴욕 아파트를 떠나면서, 집 안을 전부 종이로 덮고 색연필로 문질렀습니다. 다 뜨고 보니 가장 검게 남은 자리가 가장 많이 만진 자리였습니다. 

문손잡이, 자물쇠, 전등 스위치.
본인도 몰랐던 사랑의 순위가 거기 그대로 나와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 종이들을 벽에서 떼어 냈습니다. 18년치 손자국이 작품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방에서는 어디가 제일 검게 나올까요.

원본: Art21 (2016)
커버: 원본 영상 캡처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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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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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해둔 이미지들을 오랜만에 열어보면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분명 내가 고른 것들인데, 왜 좋았는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보드는 취향의 목록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것들의 목록입니다.
이미지는 한 순간만 보여주고 사라지니까요. 
그 형태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시대가 그걸 만들었는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안드레아 트라부코캄포스가 핀터레스트와 Are.na 대신 책을 넘기는 이유입니다.
대상 하나를 붙잡으면 그것을 만든 시대와 생각이 통째로 따라오고
그때부터 우리는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설명할 수 있게 된 것만 만들 수 있습니다.

펜타그램 뉴욕 파트너, 그래픽 디자이너 안드레아 트라부코캄포스.
원본: PierCarlo Tozzi, Inside the iconic Pentagram Design studio in New York (2026)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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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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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풀리지 않았는데 자리를 떠나기는 어렵다. 때로는 엉덩이를 무겁게 붙이고 앉아 있으면, 적어도 성실하게 애쓰고 있다는 기분에 다소 안심이 되기도 한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 앞에서 그 정도의 위안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술가 톰 삭스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과감하게 멈추라고 말한다. 막힌 일을 잠시 두고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가는 거다. 두 번째에서도 막히면 세 번째로, 거기서도 막히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은 처음의 문제를 계속 다루고 있다. 다른 작업에서 얻은 단서까지 더해지면, 처음 막혔던 문제를 조금 다른 눈으로 볼 수도 있다.

잠시 떠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게으르다고 부르기에는, 돌아오는 길에 해온 일이 제법 있다.

영상·사진 출처: Rich Roll, The Handyman of High Art: Tom Sachs · The Rich Roll Podcast #971

#톰삭스 #TomSachs #작업 #문제해결 예술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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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minute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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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이불은 물감을 여러 겹 쌓은 뒤 갈아내며 이미지를 찾는다. 흥미로운 이미지가 보이면 여기서 멈출지, 조금 더 갈아낼지 고민한다. 너무 갈아내 바닥이 나오면 다시 시작한다.

중요한 건 가능성이 다 소진된 뒤에 멈추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 더 가면 다른 것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남겨둔 채, 어느 순간 멈추기로 결정한다.

완성이라는 말은 어딘가 분명한 도착점이 있을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곳이 정말 더는 나아갈 데가 없는 마지막 지점일까? 끝은 결국 내가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더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사실까지 받아들이면서도.

영상 출처: Hauser & Wirth
Artist & Curator Walkthrough: Lee Bul & Salome Asega on ‘The Anatomy of Every Setting Sun’

커버 사진: © Lee Bul. Photo: Yoon Hyung-moon
사진 출처: Hauser & Wirth

#이불 #LeeBul #현대미술 #창작 #작업과정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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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hou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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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르고 싶어서 남이 고른 것을 찾아본다. 누가 입었는지, 무엇과 어울리는지까지 보고 나면 선택하기는 한결 쉬워진다. 그런데 물건이 마음에 드는 건지, 그 물건이 놓인 근사한 장면이 마음에 드는 건지는 가끔 구분이 어렵다.

취향은 남의 영향을 받으며 생기는 것 같다. 누군가의 옷차림에서 조금 가져오고, 내게 어색한 것은 빼면서 서서히 만들어진다. 다만 참고할 것이 많아질수록 내 판단도 더 분명해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남들이 좋다는 이유는 자세히 알겠는데, 정작 나는 왜 좋은지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으니까.

뭘 살지도,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 매장에 들어가던 시절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한참 둘러보다 빈손으로 나올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뭘 좋아하지 않는지는 좀 더 알게 되었을 거다.

영상 출처: David Senra, Building the Streetwear Empire Kith | Ronnie Fieg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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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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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정보를 빨리 찾는 데는 같은 분야의 사례만큼 편한 것도 없다. 무엇을 참고했는지 설명하기도 쉽다. 다만 비슷한 자료를 보고 비슷한 기준으로 골라놓으면, 결과가 닮아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미술관에 간다. 그곳에서 본 것이 다음 작업에 어디 쓰일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가기 전부터 용도를 정해두면, 거기서도 찾던 것만 보고 올 것 같다.

영상 출처: The Diary Of A CEO, Rick Rubin 인터뷰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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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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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디자이너 마티외 하겔라르스는 버질 아블로에게 피렌체 쇼에 올릴 신발을 의뢰받고, 평소와 달리 스케치부터 그렸다고 한다. 그런데 버질이 보내온 거친 포토샵 이미지를 보고는 자기 아이디어가 훨씬 못하다고 느꼈다고.

당시 여자친구는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버질이 원한 건 그가 평소에 하던 신발 실험인 Makers Monday의 방식이라며.

자신이 늘 해오던 작업 때문에 받은 의뢰인데, 막상 일을 시작하자 그 방식이 미덥지 않아져 남들 하듯이 스케치부터 그린 것이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더 정석적인 방법을 찾았던 것. 그러나 버질이 굳이 그에게 연락한 이유는 그 정석에서 벗어난 작업에 있었을 것이다.

큰 기회 앞에서 흔들릴수록, 자신이 해온 일을 믿고 밀고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그 기회를 가져온 것도 결국 자신이 쌓아온 작업이었으니까.

영상 출처: Archived Dreams, The Reject that became a Sneaker Design Innovator · PUMA 협업 제작

#스튜디오하겔 #StudioHagel #버질아블로 #디자인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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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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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화장품과 향수 매대에 걸린 이미지를 보며,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비슷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안에서 자기 모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미학을 만들고 싶다고.

그와중에 비슷해진 그 아름다움도 가치 있다고 덧붙이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때때로 다른 것을 좋아한다는 설명이 그 반대편을 깎아내리는 말로 바뀔 때가 있으니까. 그쪽이 틀려야 이쪽이 맞는 것도 아닌데.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취향은 아닐 수 있다. 굳이 서로의 취향을 바꾸려 애쓰는 것보다, 각자 고를 만한 것이 있는 쪽이 더 좋아보인다. 더 다채롭고.

영상 출처: Fashion Neurosis with Bella Freud, Rick Owens on Championing Alternative Aesthetics

#릭오웬스 #RickOwens #패션디자인 #취향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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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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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뮈스 창립자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는 브랜드의 가방이 파리 거리를 달리는 CGI 영상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이를 두고 팀의 절반 정도는 싸 보인다고 했단다. 그러나 본인은 좋았다고. 할머니까지 그 가방을 봤다고 연락했다니, 적어도 널리 알리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독립 브랜드라면 소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만드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바쁜데,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직접 알려야 한다.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브랜드 이미지에 맞을까 고민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도 없다.

고상한 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그래서 조금 현실적으로 들린다. 좋은 것을 만들고 알아보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만, 독립 브랜드가 그 시간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영상 출처: The Business of Fashion, Jacquemus: A Coming of Age Story | The BoF Podcast · BoF VOICES 2024

#자크뮈스 #Jacquemus #독립브랜드 #브랜딩 #디자인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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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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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연기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우리는 대개 주문을 더 구체적으로 합니다.
더 자연스럽게, 더 진짜처럼, 더 잘해 달라고요.

이창동 감독은 배우에게 표현하려 하기보다 영화 속 인물로서 살고, 느끼고, 듣고, 말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표현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배우에게는 매우 어려운 주문이라는 점도 인정합니다.

그래서 그는 배우가 그 순간을 처음 맞이하는 인물처럼 느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주려 한다고 말합니다.

더 잘해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상대가 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게 어떨까요?

원본: Film at Lincoln Center / NYFF
「Lee Chang-dong on Possible Love, Power Dynamics, and State Violence」

커버 사진: Yuka Uesawa / GINZA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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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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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마르텐스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안트베르펜 왕립예술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와이프로젝트와 디젤을 거쳐 2025년 존 갈리아노의 뒤를 이었습니다.

그가 아끼는 셔츠는 2008년 파리의 중고 가게에서 20유로에 산 것입니다.
햇볕에 자연스럽게 바랜 색인데, 그는 몸담은 회사마다 이 색을 재현하려 했지만 만들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진짜 영혼은 땡볕 아래서 실제로 입혀져야만 생기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만든 것은 시간으로만 살 수 있습니다.

원본: Fashion Neurosis (2026)
커버: 원본 영상 캡처 by @thingthingthing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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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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