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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개 산책함
@bbong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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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 #춈푸북클럽

하-도 휘발돼서 기록이라도 해둘라구.
1,2월 바빴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책테기〰️
유난히 읽은 책들 대다수가 재미 없었다😶‍🌫️
할 일도 많고 쓸 시간도 부족하지만
좋은 글만큼 내 글에 영감을 주는 건 없어〰️

/2 이하는 비추
/3 취향 탈 수 있으나 나는 호😁
/4 훌륭하다
/5 강려크추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후안옌, 윌북
- 진짜 얘기에는 힘이 있다. 중국 택배 버전 <퍼펙트데이즈> 
이런 책들 더 많이많이 읽고싶다. 실은 젤 쓰기 힘든 글.
완전 추천⭐️⭐️⭐️⭐️

<레슨 인 케미스트리>, 보니 가머스, 다산책방
- 재밌고 따스하고 멋있고....캐릭터도 다 좋고 생생함.
드라마화 딱인데 싶었는데 이미 있음. 
잘빠진 캐릭터의 힘. 캐릭터=목표설정이 다야.
단순 재미로만 따지면 1,2월 리스트중 최고⭐️⭐️⭐️

<히로시마 내 사랑>, 마르그리트 뒤라스, 민음사
- 마르그리트 뒤라스 내 사랑🩷 ⭐️⭐️⭐️
역시나 명대사를 많이 건졌다 🙌🏽

<사건>, 아니 에르노, 민음사
- 몇 번 시도 끝에 결론. 정말 에르노는 내 취향 아님.
최애 작가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라 늘 에르노는? 묻는데 아뇹
글쎄....내게는 문체도 이야기도 거칠고 세기만 하다.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리프
- 뭔 말 하는지 1도 모르겠다 그 뭐 어쨌다고요?
완독 못했음. 너무 지루하고 안 읽혀 2/3 읽다 탈출 난 포기⭐️
리스트 중 젤 별로.... 비추천

<킬 더 도그>, 폴 기오, B612북스
한 문장 정리, “모든 게 두려운 신인작가야 니 쪼대로 해라”
- 작가가 작법책을 읽는다는 것은..... 😭 

<삼체X>, 바오수, 서삼독
*원작자가 아닌 다른 작가가 썼음.
원작자가 인정한 유일한 후속작이래서 샀는데
역시 책 홍보문구, 추천사는 그냥 안봐야함😇 (맨날 속음)
그저 세계관 빌린 팬픽..? 책 자체는 나쁘진 않은데
아무래도 원작자 글빨은 못따라감. 스케일, 과학적 상상 부족.
- 굳이.. 작가가 다른 스핀오프 읽을 필요가 없었네⭐️⭐️ by @vonthsk
12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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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절이 왔다. 히히
그것도 무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 by @vonthsk
8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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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력한 이익집단을 정면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고 했다. 며칠, 아니 주가 넘어갈 정도로 오랜 기간 사옥 앞을 욕설과 협박하는 사람들이 지키고 섰다. 신문사에선 그런 일이 왕왕 있어서 박자 타며 일할 수도 있는데 회사가 아니라 이름을 막 부르며 ‘소새끼’ ‘개새끼’를 찾아서 걱정이 됐다. 그걸 지켜보고 계셔서 괜찮으세요?” 했더니 “내 사진 함 찍아도.” 본인 죽인다는 사람 떼 배경으로 브이 빙그레. 그 기백.

2.
“잘 사나?” 심각하게 일하고 있으면 소리도 없이 불쑥 우리 팀에 찾아왔다. “뭐하노?” 마감에 날서있던 사무실이 삼삼오오 모인 동네 장날 같아졌다. 내게는 까마득한 선배들이 횬다이에게는 또 까마득한 후배라, 선배들은 조잘조잘 고민을 털어냈다. 이래라저래라 할만한데 늘 돌아오는 말은 거의 같았다. ”맞나, 맞나... 우짜노. 힘 내야지.“ 한참 킬킬거리던 횬다이 선배가 나가고 나면 사무실이 어딘가 보송해졌다. 

3.
“주소 좀 도.” 내가 퇴사를 하고 횬다이는 사장이 됐다. 횬다이가 사장이 일찍 됐음 내가 거기 쭉 있었겠네, 아저씨 되게 대단하고 높으신 분이셨구나.. 생각했다. 사장 돼도 가끔 마주친 횬다이는 늘 같았다. ”임마 니 잘 사나.“ 빙글 웃음. 자리에 연연하고, 자리를 자긴 줄 알던 겁쟁이들과 횬다이는 달랐다. 횬다이는 어른인 척도, 높은 척도 안해서 진짜 어른이었다. 
그래도 사장이니까 더 연락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온 톡. 제주 귀농한 횬다이. “귤 보내줄라꼬. 아직 내가 한 건 아니데이.” 얼마 안 가 박스 꽉 찬 노지 귤을 받았다. 제주에서 이제 제대로 농사를 짓는다고, 놀러갈게요, 했지만 늘 말뿐이었다. 횬다이는 늘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래, 선선해지면 온나” “그래, 날 좋을 때 온나” 좋은 날은 늘 멀기만 했다.
오늘 횬다이 기사를 보니 첫해 노지 귤은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냈다고 했다. 무려 300명이나. 횬다이의 300명에 내가 들었다니, 그 마음도 모르고 안 놀러갔다. 다행히 횬다이에게 영주 장인 호미는 보내드렸다. 망할 영주가 하나는 남겨줬네.

4. 
다행히 얼마 전 횬다이를 뵀다. 공익법 좌담회 취재 앵벌이. 농부 겸 이사장인 횬다이가 패널로 오니까 선배들이 불렀다. 국회의원 회장님 교수님들 모인 엄숙한 자리에서 횬다이를 보자마자 “아 선배 애애앵애앵애앵애앵” 하면서 팔을 막 잡고 흔들었다 “니 잘 살재?” 또 빙글 웃었다. 횬다이의 양복 팔이 구겨졌다. 높으신 으르신들 신기하게 쳐다봤고 횬다이는 걍 웃었다.
그날 같이 밥 먹는건데. 좌담회 패널과의 식사는 횬다이 빼곤 다 부담스러워서 “아 으르신들 자리 말고 담에 따로 먹어요“ 했다. 오늘 친구가 ”야, 횬다이는 사장일 때도 포럼 축사하러 왔다가 나랑 땡땡이 쳤다고. 횬다이랑 땡땡이 쳤어야지.“ 다음은 이제 없다.

5.
횬다이 선배는 엄마 또래, 당연히 너끈히 20년은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다. 칼럼에 기사에 10,20년 후를 말하던데 이정도면 허언증이다. 횬다이 밉다. 유니콘 같은 좋은 어른들은 사라지면 리필이 안 된다고요. 책임감을 갖고 몸조심들 하세요. 횬다이 같이 또 이러면 우리 뒷목 잡고 쓰러져요. 장례식장에서 만난 선배들에게 당부를 했다. 
〰️
일생은 찰나이고 허무하지만 결국 어떤 삶을 살았느냐는 냉정히 남는다. 1961년생 회사 선배 장례식장서 엉엉 우는 딸 뻘 후배들이 있는 삶. 진짜로 아깝고 화나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잔뜩 모이는 삶. 횬다이는 내가 기사로 소송 걸렸을 때도 늘 내 걱정을 했다고 했다. 본인이 겪어봤으니 잘 알겠지. 강강약약의 아이콘 횬다이. 불안하고 아무것도 아무도 없던 내 이십대의 끝자락을 밝혀준 좋은 어른. 늘 귀염뽀짝하고 높으신분이면서 그런 자리 땡땡이 치고 싶어하던 횬다이. 날 욕하는 사람들 앞에 쁘이 하고 기념사진 찍는- 나 횬다이 후배다. 횬다이의 레거시를 안고 살겠습니다. 
〰️
횬다이를 생각하며 떠올린 글들.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가졌는지’로 정의되는 부류의 사람이 되기는 얼마나 쉬운가. 그러기 쉬운 인생 살아오면서, 한번도 그러지 않고 평생 무언갈 하는 사람이던 횬다이. 그리고 그런 만남의 순간은 그 순간에만 있다. 코모레비처럼. 다들 책임감 갖고 오래 살아있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횬다이 밉고 아직 못 보내서 잘 가시라 못함. 배신자.. 그리 아끼는 따님, 내년 결혼 앞둔 아드님, 귤밭 못가본 우리 두고 어찌 갑니까. 밉다. by @vonthsk
0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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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올리고 싶어서 주말 기다림.
원래 morning은 이른 오후까지래요.
늦잠잡시다😶‍🌫️
〰️
<오만과 편견> 에서 제일 인상 깊은 구절 by @vonthsk
0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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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
분명 태국을 떠돌아다닐 때 이 책을 봤는데, 이제야 제대로 읽는다. 그때는 바야흐로 무려 사람들이 “치앙마이가 뭔데” 하던 시절이고, (진짜임 있었음. 치앙마이가 어디 붙은 곳인지부터 설명해야 하던, 왜 너-무 좋은 동네인지 설명해도 주변 사람들이 다 절레절레 어그래 하고 시절. 치앙마이에서 돌아다니면 일본인이냐는 소리만 듣던 시절. 대형 쇼핑몰은 센탄 에어포트나 있던 시절, 젤 잘된 치앙마이 지도는 일본어였던 시절.....케이팝=노바디 였던 그런 시절이....)
어리고 순수하고 전투력 강했던 박춈푸는 세상이 어떻게 생겨먹었는가, 정확히는 이 세상이 어떻게 망하는가와 그게 언제부터 그러기로 정해져 있는가가 궁금해 전쟁 분쟁 책만 읽던 시절이라 이 이야기가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로맨스를 글로라도 공부해야 하는 시기가 급기야 오고 말았고 직관적 제목에 이끌려 다시 뽑았으나 이런 걸 로맨스라고 끌려하니 내가 잘 쓸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실감만. 이 책의 정서는 그저 허무함이다. 허무함의 정서는 그리하여 그를 비관하거나 (주로 잘못된 방향으로) 해결해보려 애쓰다 허무함이 그리울만큼 망가져버리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건 그냥 허무함이 삶의 본질이라 말하는 책이다. 
식민지 메콩에서 나고 자란 가난한 백인 소녀에게 인생은 늘 허무하다. 뿌리가 없고 속할 곳이 없다. 그 시절 메콩 유역에 사는 프랑스인이라면 응당 부자이고 지위가 높고 남의 땅을 정복하러 온 기개가 있어야 하는데 분실물처럼 남겨진 가족의 하얗기만한 소녀는 그저 둥둥 떠다닌다. 난 곳에서도 이방인이고 사회적으로 속한 곳에서도 밀려나 있다. 허무해서 슬프거나 아픈 게 아니라 삶 자체가 허무 그것이라는 걸 깨달은 소녀. 
끝까지 소녀의 이름은 나오지 않고, 백인 소녀는 끝이 허무할 것도 이게 진짜 사랑이 아니란 것도 알면서 한참 나이차이가 나는 중국 부자에게 자신을 다 내준다. 이게 사랑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했지만 결국 이렇지 않은 사랑이야기가 있나?
모든 것을 보고 그래서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백인 소녀”
🌞그 시절 망고나무 흔들리고 볶음밥 냄새가 닭 우는 소리에 흘려 들어오던 날들을 나눈 @goodsoozin 읽어봐. 간만에 불러본다 (피) 따완 🐕 빠이두어이마이? 
이제는 몇년 전이라 세기도 민망할 날들을 어제 일처럼 떠올리는 게 머쓱했는데, 뒤라스는 자전적 소설인 이 이야기를 평생 이야기의 근간으로 삼았다. 뭐 어때, 원래 어떤 기억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고- 기억에서 흩어져도 몸에 남는다고. 나한텐 태국 살던 시절이 그랬다. 온 몸으로 세상을 배우고, 질문하던 시절, 오래 떠올리지 않았는데 정말 이젠 그때의 춈푸를 불러와야할,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 
〰️
일단 뒤라스의 문장력에 너무나 놀랐다. 바로 다른 에세이집도 샀다. 와 읽는데 장마다 북마커가 붙는다... 천천히 뒤라스 책 하나씩 뽀개볼 예정. 이런 문장을 도대체 어떻게 쓰지. 이런 순간을 다 맘에 담고 어떻게 살았나요. 특히 애정과 사랑과 증오와 혐오와 동경과 질투가 섞인 순간을, 허무하고 폭력적이어서 어이 없는 순간을. 딸이 떠나기를 두려워할 거란 걸 알면서 순간 할 말이 떠올랐다는 듯, 평소와 다르게 딸을 살갑게 부른 엄마는 경쾌하게 말한다. “우리 떠나” 이런 순간들 말이다. 어쩌면 모두 자주 그런 순간을 마주치며 사는데- 잠시 방심하면 뒤통수 퍽퍽 맞으면서. 
〰️
다음엔 박상영의 <믿음에 대하여>를 읽었다. 
금방 다 읽었으니 글로 정리할 예정.
지금은 세상 모든 로코의 원전 <오만과 편견>을 읽는 중.
내 독서목록 보면 피디님들이 기함하고 읽지 말라할 듯🫠
로맨스를 책으로라도 배워볼라고...
하면 ”그래서 대본 진도가 이런 거라구욧!“ 혼날 것 같다.
〰️
읽는 감각을 깨워준 공간들과 책 함께 기록하기
(실은 자꾸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다시 쓰기로 함)
🫨
#춈푸_독서일기 by @vonthsk
4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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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석받이 강아지가 어깨에 폭 기대고 사람처럼 코를 골며 자는 밤 괜찮은 새해 첫날 🐶💜 by @vonthsk
2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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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하우스에 가면 영감을 받을 거라구 했는데, 괴테 어무이가 쓰던 접시에 영감 받아 유럽풍 그릇을 사온 건에 대하여…. by @vonth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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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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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마음> 

조급하게 걸었던 것은 오래 쉬는 법을 잊었기 때문인 것 같다. 여행자라면 모름지기 무용한 것들에, 시간 위에 훌쩍 앉았다 슬쩍 놓아주는 자세를 갖춰야 함인데 여전히 그러지 못했다. 발을 다친 김에 글을 쓰겠다며 호숫가로 내려와놓고는 여전히 옆동네가 궁금하고 가만히 있지 못해 기어나왔다가는 기진맥진하고 한층 더 질질 끄는 발로 집으로 들어와 책을 잠시 집었다가 나는솔로 요약본을 보면서 낄낄거리다 잠드는 식이다.

여행자의 미덕 중 하나는 ’찍먹‘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동네 어떤지 한번 확인해보자, 하는 것. 별로일 수도 있고 마음에 쏙 들 수도 있다. 즐거움만이 목표인 관광과 달리 여행이라면 새로운 세계에 휘리릭 들어가 그 마주침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보고 그 마음조차 감상할 일이다. 때로 부숴뜨리는 발목처럼 느낌을 기대했으나 충격으로 오기도 하는 의외의 상황도 있다. 어쩌면 자꾸만 새로운 상황에 나를 놓고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는 일이다. 이 동네 맘에 안들어도 떠날 거니까. 하루 별로여도 내 인생 대세에 지장 없으니까. 

나는 내가 변덕쟁이에 나약해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발목을 삐어 모든 목적과 목표가 사라진 후에는 계속 어정어정거렸다. 다행히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보덴제의 훌륭하고 맘에 쏙 드는 듕네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었다. 시차를 핑계로 한국에서 온 중요한 전화를 피했고 눈을 마주칠 때마다 기계적으로 lots of love를 외치는 명상가 호스트와의 대화가 그리 즐겁지 않을 땐 일해야 한다며 핑계를 댔다. 아, 호스트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을 조금 부담스러워할 뿐이다. 허점과 빈틈 없이 자신이 믿는 밝고 옳은 가치에 가득차 직선적인 에너지를 풍기는 사람. 마인풀니스와 마더 네이처에 관해 열 몇일은 떠들 수 있지만 눈 앞에 있는 나의 생각이나 하는 일에 대한 대화는 서툴고, “I know nothing about Korea. Do you have your own language” 라고 묻고는 대답해주면 건성으로 오케이, 하고 딱히 관심은 없거든, 하는 친구의 말투가 내게 무례하단 것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 어쨌거나 그녀가 제공해준 숙소는 어마어마한 휴식을 줬다. 고맙지만 호감은 안 가는 사람이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인연도 있는 법이다. 

이런 식으로, 변덕과 나약함을 다친 발처럼 느릿느릿 끌고 걷는 중이다. 말 잘 통하는 사촌들과 있을 땐 한국에서 벗어난 느낌이 안 들더니 이틀 여행자의 기분을 느끼고 콘스탄츠를 떠날 때 되니 아쉽고 검은 숲을 가서 좋았다가 검은 숲에 막상 들어오니 좀 므서워서 한참을 혼자 덜덜 떨었다. 어딜 갈지 결정을 못해 숲에서 그래! 아날로그로 자연과 연결되는 기분이 좋다, 하다가 어디 갈지 전전긍긍 앱을 몇 시간 붙잡고 시간을 허비했다. 유럽 명화 같은 풍경과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그 사이를 걷고 달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며 이래서 유럽유럽 하는구나, 하다가 중얼중얼 미친 것 같은 사람이 말 걸면 아오 집에 일찍 갈걸. 한다. 

그동안 그리 피곤했던 것은 이런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언제나 자신감 있는 척, 동요하지 않는 척, 화 안 나는 척 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개뿔, 쥐뿔도 아니면서. 

그러니까 충분히 누려보아야지. 여행자의 마음을. 늘 좋고 완성된 곳으로 가지 않아도 돼. 여긴 생각보다 취향이 아니구나. 오늘은 너무 좋아! 오늘은 일진이 구려. 윽. 잘못 왔다. 와 너무 이뻐. 널뛰는 마음을 풀어 놓고 걸어본다. 왜냐면, 곧 돌아가니까. 

오고 싶었던 검은 숲은 진짜 걷는 길이 검고 가까이서 본 높고 곧은 나무 떼가 생각보다 안에서 보니 무서워서. 7/10/2023 티티제 taken in Titisee by @vonthsk
4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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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1n년전 내가 치앙마이 치앙마이 다시 계속 돌아갈 때 “그게 뭔데 자꾸 가니 방콕도 아니고“ 했지. 다리 부순 김에 찾아다닌 고요한 호숫가 소도시가 얼마나 이쁜데. 콘스탄츠(보덴제)와 검은 숲이 있는 티티제. 곧 또 대세가 될 거라구! 😘 taken in Titisee by @vonth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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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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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비어로 구성된 비타민 비어 
약간 취향 저격인 독일식 농담…🫠 by @vonth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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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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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덴제의 아침

텐트와 매트를 무겁게 매고 왔으나 독일 온 이틀만에 발목 접질러 무거운 짐 들고 완벽 워케이션 중. 캠핑은 못갔으나 그 덕에 이런 뷰의 집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책을 읽고, 다리를 절뚝거리니… 좋은 건 없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한다: 그런가 보다, 오늘 내 상태는 잘 못 걷는 오른발이구나. 오히려 좋아! 조차 인위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더 좋은, 더 원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지금이 백프로 좋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힘이 난 더 좋다: 그냥 그렇구나, 받아들이고 그런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지금도 좋아. 

이 지붕과 이 뷰와 이 고요함이 너무나 그리웠다. 처음 오는 장소이지만 집 같아. 돌비 공포라디오 대신 최유리의 <숲> 틀어놓고 낄낄거리며 박상영 작가의 책을 읽다가 독일이니 루이제 린저의 <고원 위의 사랑>을 읽었다. 슈바르트발트가 나오는데, 그래 그 고원도 갈 예정이었지. 보덴제의 높은 곳에서 읽는 고원 위의 사랑도 나쁘지 않다. 이것도 좋아. 

마인풀니스 심취하고 나만 없으면 전화로 뎁따 크게 싸우는 독일 아줌니가 운영하는 에어비엔비에서. 계속해서 쌓이는 메일. 이제는트레일 캠핑 출장 핑계를 댈 수 없으므로 일하자. 그래도 좋아. 고개 들면 보덴제라구. taken in Bodensee by @vonth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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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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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발목 삐어서 병원 실화😇

나는 삔 자리가 (하이킹 캠핑 가야해서) 더 걱정이었는데 독일 의사들은 무릎 까진 거를 더 걱정했다. 걸어 들어온 환자는 일단 무시하고 본다는 거 실화…

아픈 발목은 두고 까진 무릎에 겁나 진심으로 걱정함
-너 이거 왜 어제 바로 안왔어? 
-엥 무릎 까진 거구 발목 삔게 더 아픈데 나아질 줄 알았어
- 니 다린 괜찮아 너 브로큰 레그 절대 아님
- 아프다고. 나 걷고 싶어. 나 하이킹하러 여기 왔어. 걷게 해주라. 
-(한숨) 너 파상풍 주사 맞았어?
- 아닐걸
- 진짜로? 
- 기억에 없어 안 맞은 것 같아 
- (정색) 니 오늘 맞는다
- ?
- 유 슛 잇 히얼 오케이
- (허허) 그래그래 어케이~😊
- (웃을 일 아님. 개 정색 눈으로 욕함) 시리어슬리. 안 맞으면 박테리아 여기로 다 들어가서 유 캔 다이 라고 임마
- ㅇㅋㅇㅋ… ㅈㅅㅈㅅ

독일 애들 농담 안한다고 누가 그르냐. 줄은 겁나 긴데 영어 하는 접수 받던 인턴 같은 애가 파상풍이 뭔지 못 알아듣냐고 답답해 하더니 한국어로 테토노스가 뭔데? 발음해봐 ”파상풍“ ”파솽풍 오 다르네“ 혼자 낄낄거림… 

살갑던 어떤 의사는 엑스레이 찍으러 가는 의자 밀어주면서 ”okay lets park miss park here” 했다. 웃었어야 했나….

근데 의사들이 맞긴 한게 다리는 좀씩 낫는데 진짜로 무릎에서 진물 줄줄 나옴…🙃

하루를 죙일 병원에서 있던 거 실화 😇 taken in TUM Klinikum Rechts der Isar by @vonth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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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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