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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이든 여행이든
이 세상에서 우리는 그저 나홀로여행꾼입니다.
우린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만날 인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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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켜며 142일간 세계여행🏃‍♂️
17, Camino 까미노
18, ॐ 토롱라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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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_upflip #협찬 

"산과 바다, 태양이 닿는 모든 곳이 나만의 충전소가 되는 순간.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백패킹에 꼭 필요한 온기.

​오지에서도 끊김 없는 여정을 만들어주는 페로(Pero) 태양광 충전기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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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를 하면서 전자장비는 늘 예상치 못하는 일이 있죠? 그럴때 이것 만한 제품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올 초부터 이전 다른 제품으로 사용하던 제품이다. 

그렇기에 나랑 맞는 제품이 아니면 더더욱 광고하지 않는 입장에서 위급 시에 안전할 수 있게 도와 줄 제품이 아닐까합니다.

물론, 태양광 폴더가 적을 수록 시간이 오래걸리지겠죠?

그러나 요즘 해외로 백패킹 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이 추천하고, 충전이 어려운 공간에서 막힘없는 에너지 충전을 서포트 받을 수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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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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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에 도착과 동시에 다른 순례자들은 노력의 끝에서 성공함일 지, 아쉬움일 지 모를 어떤 감정에 기쁜 눈물을 흘린다. 또는 헤어질 미래와 현실에 서럽게 울기도 한다.
나는 같이 있던 아저씨들과 있어서 그랬을까? 그저 도착과 동시에 이제 새로운 보스를 깰 수 있다는 마음에 설레이었다. 나를 위한 여행에서 눈물보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뭐..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그것까지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다. 어차피 저들도 나를 보면서 똑같이 생각할 것이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 길을 걸으면서 "포기할까?"를 라며 연금술사라는 책이 무엇이라고 그걸 믿고 왔는 지를 생각했다. 책의 주인공도 했으니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만의 시련을 겪으며 노력에 응원을 받았고, 감사함에 묵묵히 나아갔다. 그래서 해냈다.
끝으로, 삶의 긍정과 부정의 구간이 있지 그게 인생에서 정상은 아니다. 이건 가늠하기 위함이고, 멋지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인생의 정상을 찍었다고 끝도 아니니까 말이다. 그냥 지나갈 높은 길일 뿐이다. 등산에서도 종주를 하는게 정상을 지나가는 거 지, 정상 찍고 내려 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게임의 난이도가 높다고 못 깨나? 못 깰수도 있지만 시도도 해볼 수 있지 않는가? 안되면 우회하면 되는거다. 꼭 다하지 않고 가도 되는거다. 깰거라면 포션 먹고 또 싸워내야지. 여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생각이 내려갔다. 이렇게 가볍게 생각을 하니까 나는 울지 않고, 오히려 다음 목적지를 기대함에 웃음이 먼저 나와버렸다.

정리안되는 나의 생각을 뿜어내본다. taken in Santiago de Compostela, Spain by @im__at
3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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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그저 허울만 그럴싸해보이게 하는 도구일뿐이다.
그렇기에 정상의 높은 수치는 그저 사치였다. 나는 내가 간 길에서 제일 높은 곳에 왔고, 여기는 그저 집에 가기위한 지나가는 길  뿐이다.
우린 숫자에 대단함을 느끼지만 대단한건 숫자가 아니다. 
그저 이기와 시기에 차있으면 숫자에 연연하기 마련이다. 본질은 이걸 시도하고 도전한 사람이 대단한 것이지 나열 되는 것은 빛좋은 개살구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해 여행을 했지 사람들에게 자랑할 생각이 없다. 그럴거면 나를 더 꾸미고, 좋은 말만 하고 나를 창조해냈겠지.
물론, 나도 숫자에 대단함에 부러워했다. 그러나 여행을 거듭하면서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생각해보면 세상의 틀을 넘어 내가 헤아리를 수 없는 미지와 탐구만이 나를 흥분시켰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는 내 모습이 여행가였다. taken in Annapurna Himalaya Nepal by @im__at
20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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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녀 온 여정 중에서 통영 연화도는 가장 특별한 이름이다. 막차를 타고 도착한 곳에 폴대를 두고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한 번은 다시 막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 났음에도 더 미룰 수 없어서 결국 가서 코피를 흘릴 만큼 홀렸던 많이 가보지는 못한 섬 중에 가장 최고로 가슴에 남아 있다.

그러나 혼자만의 적막을 찾아 떠나던 길이었지만, 여정은 조금 달랐다. (중략). 여행의 시작과 끝은 결국 풍경이 아닌 사람으로 끝맺을을 한다는 것을.

추석이 지나고 가을의 길목에 들어섰으니 바다가 차가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주한 바다는 아직 여름을 다 보내지 못 한 채 남아있었다. 아릴 만큼 눈부시고 맑았던 그 늦여름의 바다가 오래도록 기억에 맴돈다. by @im__at
13
13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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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메모장 한구석에 끄적이다 만 문장이 있었다.

‘좌이산(佐耳山). 고성에 위치해서 봉수대며...’

그 글을 쓰던 즈음, 좌이산으로 향하던 길 위에서 뜻밖의 3중 추돌 사고를 당했다. 결국 산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고, 그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유령처럼 맴돌았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오늘, 다시 마음을 먹고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하필이면 그때 그 사고가 났던 바로 그 도로를 다시 지나야 했다. 순간 가슴이 턱 막히고 Handled wheel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잔뜩 찌푸린 날씨만큼이나 마음속에 잔상이 남아 트라우마처럼 날 불안하게 만들었다. 얼마나 어둡고 아슬아슬했던 시간이었는지. 마침내 그 길의 터널을 터트리듯 빠져나왔을 때, 거짓말처럼 먹구름이 걷히며 푸른 하늘이 열렸다. 비로소 숨이 트였다.

고성으로 바로 가기 전, 진주에 잠깐 들렀다. 화면 너머 SNS 속에만 존재할 것 같던 누나를 직접 만나 짧은 대담을 나눴다. 거창한 목적이 없어도,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 내가 아는 따뜻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게 차올랐다. 고마운 마음을 안고 다시 최종 목적지를 향해 액셀을 밟았다.

남쪽에 들어서니 제법 가을 냄새가 짙다. 눅눅하고 질척이던 여름의 쩐내가 싹 빠져나간 일몰의 공기는, 피부에 닿는 촉감부터가 서늘하고 맑았다.

사실 좌이산은 해발 400m가 조금 안 되는, 정상까지 30~40분이면 족히 오르는 야트막한 산이다. 하지만 이곳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일몰은 '곱다 못해 황홀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욕심을 내어 달려왔건만, 살짝 시간이 늦은 탓에 정상에 다다르기도 전에 노을이 넘어가 버렸다. 원하는 완벽한 풍경은 놓치고 말았지만,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다시 이곳을 찾아올 명분'이 생겼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텐트를 치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카메라 프레임에는 차마 다 담기지 않았지만, 밤하늘 위로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며 유성 하나가 스윽 떨어졌다. 시선을 아래로 돌리니 밤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어선들의 불빛이 은하수가 되어 일렁이고 있었고, 머리 위엔 진짜 별들이 흐르고 있었다. 바다의 은하수와 하늘의 은하수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이 밤, 나는 도대체 얼마나 운이 좋은 여행자인가.

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그만 깊은 잠에 빠져들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어둠이 물러가고 붉은 일출이 수평선 너머로 차오르고 있었다.

"아— 나 잠들었구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난 6개월 동안 마음을 짓눌렀던 길 위의 불안도, 놓쳐버린 노을의 아쉬움도 모두 이 찬란한 아침 빛 속에 녹아내린 듯했다.

자, 이제 기분 좋게 짐을 싸서 내려갈 시간이다. by @im__at
10
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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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길 가다가 큰 사고 났다. 똑같은 길로 똑같이 내려가면서 얼마나 두려웠는 지 모른다. 그래도 가야만 했다. 은하수는 놓치기 싫었다.

이제 시작 되는 통영 이야기. taken in 좌이산 by @im__at
32
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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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11회차를 마무리하며.

여러분 LOT가 날씨가 좋았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이번엔(!) 정식 스텝으로 와서 '웰니스 B구역'을 중심으로 사진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사진도 이쪽 사진이 많군요? 다들 잘 잤나요? 여기는 싱잉볼과 싱잉 베스가 위주로 되면서 나중에 수업을 들었을 때, "난 잠들지 않ㅇㄹ..."라면서 세상 제일 잘 잤습니다. 이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듣고 싶네요? 선생님들^^7

이번 행사에 대해서 솔직한 감정에서 대단한 표현 보다는 "너무 좋았다"가 가장 잘 어울릴거 같습니다. 사실 행사 전부터 시스템적인 것이나 불만을 보면서 무려 6회차를 다닌 아는 경험이라 "어서 넣어둬, 당신 즐거울꺼야" 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어려워도 부정적인 마음은 쉬운 거니 인간으로서 당연한 거겠죠? 혹시 오셨다면 즐거우셨나요? 오셨다면 다시 말고, 또 오세요. 산나물 행사도 존잼.

밤에 와인 한 병을 들고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은 만난건 아니지만, 다양한 피드백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들은 것은 새로운 시스템이었는데, "즐겼으니 일단 한 잔해"로 넘어가봅니다. 
전반적으로 즐거웠다거나 재밌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놓고 못 할 수 도 있지만 그거 들을려고 돌아다닌 사람이니까 해버리세요. (술기운에 잊은 척)

춤추기, 와우. 이것도 박삼촌 @_camp_unclepark_ 이 나오셔서 흥을 올려시는 걸 보면서 인도 때가 생각나서 냅다 나가봤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 지쳤지만, 그래서 운동하는 거라 잘 즐겼습니다. 

끝으로, 어떻게 마무리 할 지 모르겠습니다. 여행을 하고 난 뒤에 그 끝마무리를 하는걸 아려해하기도 하고, 감정이 북받칩니다. 이런 사람인데, 왜 내가 외향적이라고 하는 겁니까! 긍정적으로 봐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죠.

이번에 새롭게 봤지만 이미 LOT 오셔서 스텝으로 활동해 주신 분들에게도 새로운 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매번 고생해주는 명수누나, 동곤형님, 승범형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 제희형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와주신 여러분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오늘도 행복해주세요. 

언제 어디선가서 다시 뵙겠습니다.

단체사진은 @yun_eunjun by @im__at
18
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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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를 바라면서 간 건 아니었지만, 늘 이런 순간에 그저 할 말을 잃는다. 잃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감사해야할 뿐이다. taken in 조비산암장 by @im__at
9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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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비조봉

여수에서 올라오는 길, 밀려오는 감정에 '비도 오는데'라는 핑계를 대며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조용히 집에서 추석을 보낸 생각이었지만, 비가 그치고 거짓말처럼 맑아진 하늘을 보자 마음이 다시 흔들린다. 배낭을 챙겨 조비산으로 향했다.

조비산 하면 다들 동굴 박지를 떠올리지만(이색이라는 단어에), 시끄럽고 불편한 건 싫어서 망설임 없이 정상으로 향했다. 향해야만 했다. 긴 연휴 덕에 다들 멀리 떠났는지 여기엔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여수에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유유자적 즐겼지만, 이 곳에서 맞이한 정적은 또 달랐다. 머릿속의 모든 잡념이 비워지는, 참으로 차분하고 밀도 높은 고요함이었다.

그렇게 완벽하게 혼자만의 밤을 즐기려던 순간, 뜻밖의 온기가 찾아왔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배낭을 메고 올라온 것이다. 나만의 시간과 복작복작하고 에너지 넘치는 행사도 좋아하지만, 사실 내가 진짜 지향하는 삶의 풍경은 저런 온화함이 아닐까. 길게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달빛 아래 나란히 자리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도둑청취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졌다.

구름 한 점 없는 밤, 동그랗게 떠오른 만월은 은은한 무드등 삼아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다정한 온정이 밀려들었다. 어머니께서 혼자만의 시간을 깨버린게 아닌지 따뜻한 코코아와 사과까지 정성껏 챙겨주신다. 오히려 건네주는 다정한 챙김을 받으니 하마터면 무미건조하게 지나갈 뻔했던 추석 연휴가 풍성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혼자를 자처하면서도 내심 이런 따스한 연결을 바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제서야 대화를 나누다 뒤늦게 인친이었던 걸 알게되었다. 그러자 나는 없는 꼬리를 흔들어댔다. 이렇게 혼자 떠났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던, 참 따뜻하고 다정한 한가위의 아침이다.

@seoulbrewery 에서 편의점 맥주가 나왔다. 나 나름 음료 블로거로서 맛있어서 다시 여기에 강조해봅니다. by @im__at
15
1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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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지"를 외쳤던 게 3년만에 여수 개도를 드디어 답파한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고속도로도부터 선착장까지 여행객들로 붐볐지만, 수많은 사람들 중에 배낭을 짊어진 사람은 나 홀로였다. 변태스럽게 묘한 낯설음과 쾌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오늘의 박지인 청석포로 발길을 옮기지만, 늦더위와 따사로운 햇살에 얼마나 곤욕스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저 멀리 뙤약볕 아래에도 텐트를 친 백패커 두 명이 보인다. 저 뜨거운 볕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니, 참 대단들 하다. 나는 새로 생긴 휴식 공간 그늘 아래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숨을 돌린다. 살짝 해가 지나갈 쯤, 바다로 들어가 물장구를 쳐본다. 혼자 하려니 여흥이 없어서 그냥 평소에 쳐보고 싶은 곳에 조용히 텐트를 쳐본다. 

어둠이 슬슬 내려온다. 솔직히 적적함이나 외로움을 온전히 즐기는 편은 아니다. 스스로 '나홀로여행꾼'이라고 근사한 타이틀을 달고 다니지만, 사실 난 그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또 그만큼 사람에게 쉽게 지쳐버리는 위선자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뭐, 어쩌겠는가. 이렇게 간사하고 변덕스러운 게 본래 인간인 것을.

날이 어두워질수록 파도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아니. 사실 파도는 아까부터 계속 치고 있었을 거다. 그저 내 마음이 다른 번접한 것에 신경 쓰느라 모른척 한 것은 아닐지. 홀로 고요함 속에 남겨지니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수많은 생각들이 제 세상인 양 마구 솟구쳐오른다.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서야, 도대체 지금까지 이 세상에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 스스로가 대견하면서도 신기할 따름이다.

언제 잠들었을까?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눈이 뜨였다만, 이미 사람들도 없고, 천연 백색소음에 다시 누워버렸다. 그동안 일상에서 쫓겨 미뤄뒀던 잠은 더 청해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비가 그쳤다. 기분 좋게 밍지적거리다 시계를 보니 망했다. 육지로 나가는 배 시간이 머지 않았다. 서둘러 선착장으로 발길을 다시 돌린다. taken in 전라남도 여수 개도 by @im__at
32
1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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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봉화산.

카메라 프레임 속으로 세상을 담는 걸 좋아한다. 내가 피사체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거나, 마주하던 렌즈 너머의 세상을 내 시선으로 조용히 담아내는 그 충실한 느낌이 좋아서 일까?

​반면에 드론은 아직도 낯설다. 누군가 하늘 위에서 나를 지켜보는 듯한 그 차가운 시선은 정이 가질 않는다. 내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찍어주긴 하지만,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질 않는 것도 결국 그 까닭이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여수 봉화산 정상에 올랐다. 막상 서보니 마음에 그려둔 풍경이 온전히 담기지 않아 아쉬움이 밀려온다.

문득 깨닫는다. 나는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거창한 풍경보다는 내 눈높이에서 마주하는 수평의 온기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상보다, 발을 땅에 딛고 수평으로 바라보는 풍경 속에서 나는 비로소 진짜 여행을 하고 있다.

미니3프로 다..당근! taken in 여수 봉화산 by @im__at
9
2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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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수 봉화산.

추석 연휴, 이번에 가볼 박지에 사람이 얼마나 몰릴지 몰라 퇴근하자마자 출발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수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시간. 처음 예상했던 4시간에서 갑자기 늘어난 시간 때문에 피곤함과 졸음이 짓눌러왔다. 몇 번이나 스스로 뺨을 때리며 운전대를 놓지 못했던 것은, 마음속에서 나를 부르고 있던 박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마침내 도착한 여수 봉화산. 나의 여정은 지독하게 고단했지만,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두 팀이 잠들어 있었다. 도둑처럼 슬금슬금,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 조용히 텐트를 치고 맥주 한 잔으로 밤을 마무리해 본다.

​사실 봉화산은 예전에 아는 동생과 지나가며 마음속 장바구니에 담아둔 박지였다. 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었지만, 탁 트인 터를 지나칠 때 "다음엔 무조건 여기로 와야지" 했던 나와의 약속을 2년 만에 기어코 지키러 왔다. 바람이 머물다 가기 딱 좋은 그 넓은 공간의 잔상이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던 탓이다.

​내가 먼 길을 달려 이 산을 찾아야만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여수 밤바다의 야경 때문이다. 누군가 다녀오며 남긴 노을 사진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예전에도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의 야경 사진 한 장만 보고 무작정 떠났던 적이 있을 만큼, 나는 이런 풍경에 진심이다.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찰나의 노을을 온전히 담아내진 못했지만, 텐트를 치고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여수 밤바다는 서글플 정도로 아름다웠다.

​원했던 풍경을 다 보지 못했다고 해서 억울하진 않다. 홀로 떠난 길에 남겨진 약간의 아쉬움이야말로 조만간 이곳을 다시 찾을 완벽한 핑계가 되어줄 테니까. 여수 봉화산의 밤은 그렇게, 다음 여정을 기약하는 아련함만을 남겨둔 채 깊어갔다.

​*이곳에서 불멍을 했었는지 흔적들이 정말 많이 남아 있었다. 불을 피우든 무엇을 하든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LNT를 거창하게 실천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장 기본만이라도 지켜주면 될 텐데. (결국 그게 그 소리인가...?) taken in 여수 봉화산 by @im__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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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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