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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세상을 구한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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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월간 고요별서와 함께 하는
산책덕후 한국언니
@killzzang 의 서평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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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 김화진, 함윤이의 자기 탐구
 
 
 

2026년 월간 고요별서와 함께 하는 
산책덕후 한국언니 
@killzzang 의 서평 시리즈

 
 
 
 

1. 나주에 대하여 - 김화진

소설을 읽고 쓰는 마음은 파고들려는 마음이다. 이 사건에서 저 사건으로 이동할 때 겪어야만 하는 수백수십만 개의 감정을 좀 더 직시하고, 좀 더 해부해 보고 싶은 마음은 픽션의 도움을 얻어 아주 작은 틈새에, 잠시나마 안착한다. 

나는, 우리는, 가장 은밀한 취향을 누구와 나누고 있을까. 그 사람은 내 속내를 짐작하고 있을까? 비친다고도 비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는 표지 모델의 셔츠처럼, 그렇게 알 듯 말 듯한 마음들로 가득하다.

 
 
 
 
2. 텅 빈 마음 가진 채로 - 김화진

과거와 사랑과 실패를 자꾸 소환해서 애써 거리를 두게 하는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읽기를 멈출 수 없다. 나도 후회하는 사람이고 지금도 후회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후회하지 않는 척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
나까지 후회를 하면 세상에는 절망뿐일 거라는 이상한 책임감을 가지고 그래도 작은 후회를 딛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동안 없던 길이 생기지 않았냐고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 자신과의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조금은 혼잣말 같기도 한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자기 탐구를 엿보는 건 어떨까.
​
 
 
 
 
3. 정전 - 함윤이

여기에 속하지 못한 막이 그걸 온몸으로 티를 내는데도 사람들은 그녀를 차마 미워하지 못한다.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안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막은 ‘뭐라고 하겠다’는 마음으로 몸부림을 친다. 
​
라히루를 향한 막의 마음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지만 은단을 두고 짜증을 참는 막의 마음은 읽는 사람의 치부까지 드러낸다. 같은 마음의 양면일 수도 있다. 은단을 통해 짝사랑이 가지는 형태를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괴로움. 이 모든 걸 관전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괴로움. 
​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사랑과 대의가 한 몸이 된다면 그 또한 괜찮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의에 복무한다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니까. 

 
 
 
 
4. 자개장의 용도 - 함윤이
 
아직 안 위대한 개츠비가 겹쳐 보이던 자개장은 이제 상속남 다아시 앞에서 마음이 복잡했을 엘리자베스 베넷을 소환한다. 이런 마음으로 자개장에 들어갈 수 없는 모습의 반대편에는 제정신이 아닐 때 소원을 빌었던 화이트 씨가 있다.
​
 
자개장과 거울, 크리스텔 다보스와 마르셀 에메, 악령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나의 프린세스. 컬트와 오컬트, 흑마술과 백마술, 신선과 달토끼가 한 세계관에 있다. 병풍 속에 있는 여러 겹의 산들은 넘을 때마다 다른 세계관을 보여준다. 한국의 산들은 그렇게 닮은 듯 다른 세계를 겹겹이 품고 있다. 
​
 
꿈으로 애써 돌아가는 그 마음이 활자를 거쳐 망막에 맺힌다. 전래동화라면 꿈으로 돌아가기 위해 목소리든 손가락이든 내어 놓았겠지. 나에겐 자개장 대신 키보드가 있다. 망자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하는 포털, 그 앞에 서야 하는 순간이 왔다. 환상문학은 그리워하고 속죄하는 마음을 보여주며 독자를 치유한다. 
​
​

 
 
 

▶️ 더 자세한 글은 
산책덕후 한국언니의 서평 시리즈
<소설이 세상을 구한다>
 
월간 고요별서 10월호(10월 13일 예정)에서도
만나보세요.
고요별서 홈페이지에서 
지난호 보기도 할 수 있어요.

 
 
 

고요 속에서 나를 찾다.
고요별서 북스테이
@goyobyeolseo by @killzzang
22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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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언니브런치북 

✍🏼대표작

장편소설 <레베카 스톤> 2025-2026
연재중, 초고 2023년에 리부트한 소설 목록 중 가장 오래됨. 
총 5개 시즌 중 첫 시즌, 3권 중 1권 2026년 1월 발행예정
(각권 30챕터)

독서에세이 <책수집가 산책언니의 독서테라피> 2023-2024
연재완료, 2025년 인스타 확장판 발행완료

___

🎄셀럽 3부작

중편소설 <욕망의 백화점> 2024 연재완료

소셜미디어 매뉴얼 <셀럽의 조건> 2022-2023
발행완료, 인스타와 투비에 선공개 후 재발행

소셜미디어 탐구생활 <디지털 페르소나 브랜딩> 2022-2023
발행완료, <명랑한 은둔자> 읽다가 입터진 그거

____

🍰단편소설 2023-2024

<구슬>, <시작 못한 인생> 외 
매거진에 보관중인 연작소설 다수🍡
(연작 완결 안됨, 리부트 시급)

____

💼서평집과 미술관(근현대 미술), 미드 리뷰

<도시, 문명, 미래> 2025 비소설
<소설이 세상을 구한다> 2025 소설
<산책언니의 독서테라피 실전편> 2024 테마 계독
<정체성을 탐구하는 심화독서> 2023 테마 계독

<폴리매스 고전산책 1,2,3> 2023-2025 고전/스테디
<인생작가 수집기록 1,2> 2023-2024 올타임 베스트 킬짱픽

<네버엔딩 예술여행 1,2> 2022-2024 
미국편&최애 화가, 현대&한국편(내한 전시 리뷰)
<청춘열차 미드투어> 2022-2024 

(일부는 매거진에, 일부는 인스타/블로그에)

_____

🍃산책에세이

<산책이 제철> 2024 산책과 우정
<이른 우기의 산책> 2023 산책과 사유
<가을의 미국산책> 2022 산책과 자아

#정주행완전환영 #리뷰환영 #프로필상단링크클릭✔️ taken in 경복궁 - Gyeongbokgung Palace by @killzzang
62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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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추천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존재를 깨닫기 전부터 야금야금 모으기 시작한 “수상작가들의 단행본”이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은 2021년 유진(가명)이 생일선물로 보내준 책이고 기나긴 덕질의 시작을 알린 <화이트호스>를 구입한 날짜는 2023년 2월 4일이라고 해. 목록에 없지만 어딘가에 숨어있거나 읽고 방생한 책도 있어.

읽고 싶어서 잘 보이는 데 모셔두고 틈틈이 쓰다듬어보는 책은 신간인 <시그투나>, <크리미(널) 러브>와 신간에 가까운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야. 역시 신간인 <전교생의 사랑>은 받자마자 허겁지겁 읽어서 이제 두 편 남았어. (이 시점엔 읽었다치고ㅋㅋ) 곧 리뷰로 돌아올게!

덕질하게된 책들은 단편소설집이지만 부피감이 있어. 원래는 장편소설을 좋아하니까 젊은작가의 장편도 유심히 보는 중이야. 짧은 소설, 작은 책, 중편, 에세이는 심각한 덕질을 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미리 쟁여둔 <아내들의 학교>, <일의 기쁨과 슬픔>, <마주>, <1차원이 되고 싶어>도 읽고 싶어서 눈물이 나. 두개의 탑, 53권 중에서 안 읽은 책이 18권인데 다른 책도 읽어야 하니까 6개월은 필요해. 그동안 늘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야. 그런데 그럴일은 없겠지🐒

젊은작가상 심사대상이 데뷔한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들이야. 그래서 수상하자마자 졸업한 작가들도 있고, 초기 수상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미 다 졸업한 상태지. 그럼에도 문학상 브랜딩(아 너무갔나…)에 큰 역할을 맡았던 작가들인만큼 수상작품집을 건너뛰고 입문하기도 했어. 수상작품집도 1-2, 6-7회를 제외한 12권을 수집했고. 올해 수상작품집인 16회와 함께 특히 추천하는 작품집은 8회, 12회야. 대상수상작이 실린 단행본으로 <바비의 분위기>와 <이중 작가 초롱>을 추천할게. 

<혼모노>, <대도시의 사랑법>, <바깥은 여름>은 이미 읽어봤겠지만 아직이라면 이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아. 특히 단편소설의 경우 원래 읽던 사람이 아니면 원래 이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읽다보면 중독되고 정주행한다? 21세기 한국소설을 대표하는 작품들인만큼 이 책들이 미래의 고전이 될거란 믿음도 있어. 아직 못 읽어본 작가들도 어서어서 구해올게!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야. 열심히 읽고 살찌자. 

#단편소설추천 #소설맛집 #책덕후한국언니 taken in 우이천 by @killzzang
68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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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가을날 

아는 (줄 알았던) 동네에서 순간이동을 하고 새로운 맛을 보았다. 벼락과 같은 마지막 사랑니의 공격이 없었더라면 훨씬 즐거우면서 슬펐을(?) 한 주. 벌써 10월 중순인데 아직도 더워서 열기를 식히려고 걷고, 걷다가 다시 열이 오르는 날들이었다. 쉽게 잠들지 못했지만 쉽게 일어나지도 못했다. 일어나긴 일어난다. 여유없이 일어나서 씻고 서둘러 나간다. 원래는 저녁을 먹고 들어와도 금방 잠들지 못해서 야식을 먹고 자는데, 이번 주에는 라면 끓일 기운도 없어서 아침 대용으로 구입해 둔 간식을 밤에 먹고 잤다. 치통 핑계로 연일 보양식을 먹었으니 돌아다닐 기운은 있다? 나가면 8킬로미터 걷고 와서 더 이상 뭘 하지 못하게 될 뿐. 산책한도를 늘리려면 뭘 해야할까? (더 늘려야해?) 그러니까, 산책하다 방전되어도 책을 읽거나 낙서를 할 수 있는 몸이 되려면. 

@milano_sikdang 
@blue.nabi._.book taken in 밀라노식당 by @killzzang
29
14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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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욕 #k콘텐츠로한국욕새로보기 #도서제공📚 

조폭 영화 유행이 시들해지고 형사나 검사 주인공이 나오는 범죄 스릴러 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씨발놈‘으로 친분을 다지는 조폭 방식의 형제애는 서서히 퇴화했다. ‘씨발놈’ 남발은 이제 구닥다리 클리셰일 뿐, 지금은 ‘씨발놈’과 ‘씨발새끼’가 일으킨 물의가 서사의 중심에 섰다. 착한 인물하나 없이 ‘씨발년/놈’이 어우러진, 모두가 서로에게 악인인 이야기 구조가 유행한다. K-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 구조는 고도로 진화하는 중이다.
-101p, ㅆㅂㄴ
​

‘양아치’와 달리 ‘건달’은 불교의 음악 신을 뜻하는 ‘건달바‘에서 유래했다. 그래봤자 ’무위도식하는 (백수) 건달’을 의미할지라도 분명 건달에게 자부심을 안기는 어원이다. 이 대목만 봐도 건달과 ‘양아치’는 천지 차이다. -120p, 양아치

🤬

영어를 내가 쓰기 보다는 남이 쓰는 영어에 기죽던 시절에도 영어보다는 욕을 더 못했기에 오히려 욕은 영어로만 했던 아이러니가 있었다. 그 말은 곧 지금 세계인이 욕은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바꿔볼 수 있겠다. 크레이지 비치 세대(?)인 ‘라떼’와 달리 지금은 K콘텐츠가 전세계로 스트리밍되는 정도를 넘어서 순위권을 씹어먹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 지미 양의 ‘ㅆㅂ입니다’ 영상을 이미 봤을 정도로 나의 알고리즘은 영어문화권에 파묻혀 있으나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이런 것이다. K팝, K드라마, 한국어에 관한 이야기. 물론 단골 쇼츠는 거의 <브리저튼>의 베네피 커플이 점령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원어민인 우리는 한국어 욕을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내가 영어 욕을 썼던 건 한국어 욕이 (촌스럽거나) 여성,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 위주였기 때문이다. 댐이나 쉿은 훨씬 가볍다. 미국 영화/드라마를 자주 접한 이들이라면 중간 정도의 낭패감을 표현할 때 굳이 ㅆㅂ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제는 미국병이 거의 완치되어서 나도 ㅆㅂ을 쓴다. 거의 ㅅㅂ에 가깝지만 그래도 ㅆㅂ은 ㅆㅂ이다. 이 무슨 어긋난 한글사랑이란 말인가. 

미드에서 만난 ​크레이지 비치(crazy bitch)역시 이제는 그냥 ㅁㅊㄴ 또는 ㅆㄴ이 되었다. 물론! 당사자를 이렇게 불러도 될 정도로 가깝고 허물없는 관계는 만들지 않는다? (내가 듣기 싫으니까 ㅋㅋ) 하지만! 21세기의 ㅁㅊㄴ과 ㅆㄴ은 20세기의 신여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남들이 제지하거나 깎아내리는 언행일지라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추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번역이 잘 안되는 동사-행위로의 비칭(bitching)도 있다. 나는 이걸 ㅆㄴ짓(하는)으로 번역하는데, 당찬 여성이나 닮고 싶은 여전사를 존경과 칭찬의 의미로 ㅆㄴ(?)이라고 (뒤에서?) 부르는 것과는 다르다. 

책에는 여자처럼 투덜거리는 행위를 비칭이라 표현한다고 했지만 여성비하적인 의미 외에도 여초 커뮤니티(역시 미드라 이 책에서 자세히 언급되지 않은 <가십걸>을 필두로 하는)에서 이간질하고 되도 않는 정치질을 하는 행위가 ㅆㄴ짓 또는 비칭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건 남자들도 만만치 않지만 남자에게 쓰면 여혐표현이 되므로 주의하자.) 물론 욕도 영어도 완전히 번역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쨌든 영어표현까지 한번에 정리해주는 한국 욕의 기원! 아니, 한국 영화/드라마를 통해서 한의 민족이 욕으로 한을 푸는 뉘앙스를 단어 단위가 아닌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책!

이전에 존재하지 않는 장르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우리말출판사 이응이라 가능하겠지?

🎞️

우울한 99퍼센트의 좆밥 이론을 업무용 마음가짐에 잘 활용하는 이도 있다. 코미디언 장도연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뒤처지는 기분이 들 때마다 되뇌는 자존감 유지 주문을 공개했다.
‘나 빼고 다 좆밥이다!“ -181p, ㅈㅂ

’찌질하다‘는 말에 예민해지는 이유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에서 ’찌질하다‘라 말을 듣는 순간 감추고 싶은 바를 들킨 듯해 얼굴이 화끈거린다. 더 높은 곳으로 가지 못하는(혹은 갈 수 없는) 자기 혐오에 화들짝 놀란다. -204p, 찌질이
​

@oioiobooks 
@hyejin_bookangel 
​
​ taken in 우이천 by @killzzang
27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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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4부작 #문학의밤 

고진감래 빌리지의 이탈리아대사관저(찾기힘듬주의)에 1시간 일찍 도착해 한강뷰 투어하고 아기공원에서 게임(!)하다가 비가 토독토독 오기 시작해서 얼른 입장했고(시큐리티 형님? 멋짐주의) 대사님을 오래 기다린만큼 보람있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옴. 번역가 김지우 선생님을 드디어 뵈었습니다💜

@hangilsa taken in 세븐일레븐 한남UN점 by @killzzang
27
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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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창 

표현이 다소 역설적인데 진짜 거짓말, 내가 진짜로 한 거짓말은 마음을 읽는다는 게 아니라 그뒤에 이어진 그 마음의 내용이었지. 내가 거짓말했다는 그 말이 거짓말인 셈인데. 이 무슨 크레타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는 크레타 사람 꼴인지.
-151p

🍓

<절창>을 읽는 내내 <아가씨>의 숙희(또는 <핑거스미스>의 수)를 생각하다가 호기심의 포커스가 오언에게 향하면서 다름아닌 <파쇄>를 떠올렸고 결국 <절창> 완독과 <파쇄> 재독이 새로운 콤보를 이루게 되었다. 그런데 <파과>와 <파쇄> 리뷰에서 <파쇄>를 읽다가 다름아닌 숙희(또는 수)가 생각났다는 문장을 발견하고 이번에는 <핑거스미스>를 재독해야 하나, 그보다는 왜 오언은 왜.

인덱스 재독을 하기 전까지, 이미 <파쇄>를 재독했기에 나는 ‘류’의 마음은 꽤 많이 알 것 같았지만 오언에게는 그만큼 관심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나쁜 짓을 하면서 나쁜 짓에 가담시킨 걸로 치면 류가 더 나쁠 수도 있는데, 왜?

​인덱스 재독을 하는 동안 오언이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류에게는 사랑보다 보호 쪽이 확실히 컸고, 사랑은 있었다해도 막혀있었기에 내색하지 않음에 계속 포인트 적립이 되었다는 유리한 위치가 있었고. 그에 비해 오언은 무언가를 유예함으로써 있던 호감까지 차감되었으니 너무도 불리했다. 빈정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얄밉지는 않았을 것을. (오언덕후들 미안.) 그렇다고 어차피 망한(?) 사랑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 오언이 거만해서 상대의 선택을 유도한 것이 아니기에.

그런데 왜 우리는 이토록 오언에 집착하는가? 믿을 수 없는 화자와 그 화자에게 일부만 들려준 크레타인 화자를 통해 결국 오언이라는 인물만 남고 다른 이야기는 증발했나? 세익스피어는 데코레이션이었나? 그보다는 선생님(들)의 존재는 스포일러라고도 할 수 있고(아, 숙희를 괜히 언급했나? 급후회.) 아가씨의 생략된 혹은 여러 버전의 과거는 독자의 이해폭을 거울처럼 반사하기에, 그걸 읽으려 할수록 거짓말하는 크레타인이 될 뿐이다. 

그렇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책은 무용함의 유용함(?)을 보여주는 텍스트이자, 무용함 그 자체이기도 하다. 좋았냐고 묻는다면 좋았고, 훌륭했냐고 묻는다면 훌륭했는데 그 질문이 마땅한지는 잘 모르겠다.

🩸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그전에 어디서도 누구에게서도 이 정도의 존중을 받아본 적 없었기 때문에, 행여 무언가를 착각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긴장을 놓지 않아야 했어. -190p

나에게서 유용성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그야말로 적선이나 몇 푼 해주든지 아무데라도 일자리나 좀 알아봐주고 그대로 작별했더라면, 그는 나쁜 것을 팔다가 일찌감치 꼬리가 밟혀 파국에 이르고 대가를 치렀을 수도 있는데. 내 존재로 인해 그것이 지연되어 죄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더 많은 업보를 쌓고 있다는 생각. -282p

📖

류가 좋았던 건 어린 조각에게 과몰입했기 때문이고, 오언이 덜 좋았던 건 크레타인과 심적 거리를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언 역시 같은 마음이다. 조각이 무용하다 여기는 조각 자신의 어떤 부분을 류가 아껴주듯 오언 역시 크레타인이 내던지려하는 바로 그 부분을 아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조각도 크레타인도 그 마음까지 알아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는 왜 나쁜 남자가 이런 아낌을 갖게 되었을지 어리둥절할수도 있지만, 착한 남자였다면 완독 못했을걸? 

악인이 모든 면에서 악하지 않고, 선인이 모든 면에서 선하지 않다. 좋은 책이란 것이 따로 있지는 않겠지만 무언가를 고정하려드는 책보다는 어리둥절한 책이 독자를 성장시킨다. 어? 같은 책 맞아요? 표지만 바뀌었고요. 혹시 이 책에 결론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재독 추천합니다.

#구병모작가 #장편소설추천 taken in 우이천 by @killzzang
36
1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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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샀다그램 #망원동까페 

책방 너무 많이(?)가서 어디가 어딘지 헷갈림(아님)

❤️‍🩹교보문고 합정점_에컬 수리중
💜알라딘 합정점
💙카페 핀드
🩵로우북스
💚카페 콤마
💛노벨상 파티(?) taken in 합정역 by @killzzang
32
1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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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쓸만한인생 #도서제공📚 

어렸을 때 계란말이 소시지 부침 같은 입에 맞는 반찬이 상에 오르면 한 입 베어 내 밥그릇 위에 놓고 얼른 또 다른 새것을 집어 먹곤 했다. 다른 사람도 먹어야 하니 욕심부리지 말고 먹던 거 다 먹고 가져가거라. 핀잔 들은 기억은 있어도 이거 먹어보거라, 저것도 맛있으니 한 입만 먹어보아라. 누군가 나에게 음식 권하는 소리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46p, 왕비 대접

나중에 형편이 나아져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게 되었을 우리는 가끔 그날 일을 재미난 이야기로 화제 삼곤 하였다. 그날 밤 우리 무지무지 배가 고팠었다고. 상해버린 그 닭 한 마리 너무 아까웠다고. 그래도 그날 할아버지 한 그릇 먼저 갖다 드린 건 참 잘한 일이었다고. -171p, 땡땡이 할아버지와 닭다리

🍗

​벌써 손주가 다섯인 리앤 할머니. 엄마보다도 훨씬 젊으니 내가 할머니라 부를 순 없는 윤혜연 작가는 예순여섯, 어쩌다 작가가 되었다(책날개). 십대 시절 부모를 차례로 떠나 보내고 언니와 함께 동생 여럿을 업어키운 둘째 딸. 손주를 본 작가가 여전히 딸이고자 함은 아마도 일찍 떠나보낸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자, 채워지지 않은 사랑일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지만 그 속은 아무도 모를 부모의 마음. 윤혜연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들의 덕을 좀 본 듯 하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부모에게 태어난 자식의 마음도 알 듯 말 듯. 나도 어려서는 부모 없는 부모의 방패가 되어주고 싶었던 용맹심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가 살아계셔도 츤데레인 일가친척을 보면서 나의 부모가 사랑을 받아도 받아도 목마른 사람들인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 대신 자식의 사랑을 받고 성장하고 성숙해지기도 했으나 자식에게 사랑을 주는 방식이 서투른 게 당연하다. 내게는 픽션으로도 직접 표현하기는 힘든 불가침(?)의 영역이 있다. 그건 일종의 모성 버라이어티 같은 것인데, 오히려 아주 비문학적인 방식으로 일부 해소되었던 적이 있다. 까다롭디 까다로운 친정 엄마와 그에 못지 않게 까다로운 딸 사이에서 우리 엄마도 고생이 많(았)다. 

👛

예쁘든 밉든 넓든 좁든 크든 작든 그런 것 따위 관심도 없고 중요치 않으니 딸은 그걸 뻔히 보고 왔음에도 잘 알지를 못했다. 나는 그런 딸을 키워 시집보낼 때까지 자주 답답해하고 속터져 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예쁜 것이 안 보이니 미운 것도 별반 안 보일, 딸의 밋밋하고 무심한 마음, 그 자유가 나는 부럽다. 
-187p, 까탈 엄마의 무심한 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는 바, 세상 어떠한 것도 영원한 건 없으며 나를 위해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큰 무리가 아니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지금 당장 하는 것이 답이다. 일이든 여행이든 운동이든 보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이든 같이하는 밥 한 끼 차 한 잔이라도. -239p, 주옥
​
🥂
​
​나는 엄마도 아내도 심지어 액면 그대로의 언니도 아니고 그저 딸이자 누나일 뿐이다. 하지만 이 호칭들에 담긴 수많은 뉘앙스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엄마-아님, 아내-아님으로 벗어날 수 있는 그 무언가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딸이라는 호칭. 실제로 딸의 삶을 살았던 살지 않았던 그 호칭으로 묶여야만 하는 태생적 억울함을 모른체하고 싶지 않다. 가끔은 딸이라서 더 사랑받을 수 있기도 했지만 아시다시피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일이 아주 흔하진 않다.

재미있는 건 어려서부터 미국 생활이 익숙한 리앤 할머니의 식구들은 제법 다양한 문화적 환경을 거쳐왔다는 것이다. 세대는 다르지만 같은 동네 사람이라 종종 진짜 우리 할머니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은 말씀도 하시지만 요즘 아이들, 특히 자식 손주들과 멀어지기 싫어서라도 부지런히 신문물과 화법을 배우고 계신 윤혜연 작가. 그의 다음 책을 응원한다.

@leanne_grandma 
@hwangsomediagroup taken in 우이천 by @killzzang
30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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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최종 #셀프감금 

​침대에서 한참 놀다가 다시 잠들 수 없을만큼 각성이 되어도 책상에 앉으면 몽롱한 날들이라 세컨 커피는 필수! 하지만 정작 꿀같은(?) 주말에는 한약먹고 리뷰쓰거나 밥먹고 기절한 척 하면서 낚시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까운 일요일 밤이 쉬(어도 되)는 월요일과 붙어있으니 카공을 해야지. 투썸이 24시에 마감하고 0시에 오픈한다는 놀라운(?) 소식을 접한 직후 새로 생긴 24시 카페가 너무 궁금해서 와버렸다. 

책은 세 권, 아니 네 권이다. 글부터 써야지.

#419민주묘지 #오늘아님주의🚨 taken in 국립4.19민주묘지 by @killzzang
27
1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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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수께끼풀이는저녁식사후에 #도서제공📚 

에피소드마다 독자들에게 던져지는 밀실, 알리바이, 추락사 같은 클래식한 수수께끼들은 여전히 정갈하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이 시리즈만의 여유와 유머가 살아 있다. 
-360p, 추천의 말(정명섭)

“내가 셀럽에 대해 자세히 안다고?! 아니아니, 그건 아니지. 셀럽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게 아니라 내가 셀럽 그 자체라고, 아가씨. 혹시 ’가자마쓰리 모터스‘라고 몰라?” 
-29p, 가자마쓰리 경부의 귀환

“가자마쓰리 경부가 했던 추리는, 그야말로 범인이 바라던 바였어. 경부는—그리고 나하고 아이리도—범인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구나.“ -139p, 피 글씨는 밀실 속에

🕵🏻‍♀️

만화(아님)찢고 나올 것 같은 자뻑 캐릭터, 가자마쓰리 경부와 천진난만한 신입 형사 와카미야 아이리 사이에서 호쇼 그룹 총수의 외동딸인 ‘본캐’를 숨기고 형사로 활약하고 있는 레이코의 사건 모음집을 읽고 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오리지널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도 이들의 허당미를 짐작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사건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아이리와 레이코, 가자마쓰리 경부는 고만고만한 추리를 한다. 어차피 경부에게 뺏길(?) 추리를 기꺼이 양보하는 레이코와 달리 아이리가 눈치없이(?) 고만고만함을 드러내려는 걸 이래저래 막는 것이 레이코의 업무. 하지만 고만고만 삼인방의 추리는 어느 시점부터 벽에 부딪히고, 레이코는 비밀병기와 함께 일단 퇴근을 해야 한다.

출근복을 내던지고 핑크색 공주드레스로 갈아입은 레이코. 저녁은 혼밥이어도 샬럿 왕비처럼 갖출 거 다 갖추고 와인에 푸아그라를 먹는다. 그 갖출 것의 최전선에 다름아닌 ‘집사’가 있다. 바로 이 집사가 운전기사와 수행비서를 겸하는 가게야마! 상사와 후배의 직장 내 괴롭힘에 정신을 뺏겨 그러려니 하면서도 레이코는 한번씩 울컥한다. 비밀병기와 같은 가게야마는 고만고만이들의 추리를 바로 업그레이드 해주지만 ‘곱게’는 안 해준다. 

👗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상사와 푼수끼 넘치는 천진난만한 후배.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서 고군분투하시는 아가씨. 그 씩씩한 모습을 마음속에 떠올릴 때마다 이 가게야마, 저도 모르게 가슴이, 훗…… 가슴이 뜨거워집니다……후훗.“
”왜 웃는 거야! 당신, 사실은 재미있어하고 있지!“
-193p, 추락사는 어디에서?

”아뇨, 너무 깊이 생각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아가씨 쪽이 너무 생각이 없으십니다. 실례입니다만, 아가씨!“ 
그렇게 말하며 가게야마는 소파에 앉은 레이코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더니 명석한 어조로 말했다.
”머리는 모자를 쓰기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269p, 다섯 개의 자명종 

”나도 알아! 그러니까 자기가 모시는 아가씨를 향해서 ’정신 차리고 와‘ 하고 명령을 하는 집사가 세상. 어디에 있느냐고,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339p, 담배 두 개비의 알리바이

🎭

​가게야마 덕분에 사건을 해결해도 공로는 경부의 차지! 하지만 가게야마의 수수께끼 풀이가 레이코에게도 속풀이는 될 것 같다. 가게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지 그의 독설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대신, 경부와 아이리의 요즘 경찰 같지 않은 허당미는 볼만했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등장한 건 무려 2010년 9월! 그리고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가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한 것이 2020년 1월이다. 아르테 J 미스터리 시리즈로 이번 시리즈에 이어, 오리지널 시리즈도 재출간된다고 하니 지켜볼만하다.

옴니버스형 수사물의 백미는 형사와 그 주변인물의 개성이다. 미드 <캐슬>의 타이틀롤인, 무려 미스터리 작가(!) 리처드 캐슬과 그의 여신 케이트 베켓 형사부터 <화이트 칼라>의 역대급 브로맨스 삼각관계인 닐 카프리와 모즈와 피터 버크 부장님, 그리고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푼수 형사들까지. 조금 모자란 듯 하지만 일관성 있게 자신의 성격을 가지고 열일하는 해결사들을 보는 재미에 오늘도 밤이 깊은 줄 모른다. 가게야마와 레이코, 가자마쓰리는 이전에 또 이후에 무슨 사건들을 해결하게 될까? 

@21_arte taken in 우이천 by @killzzang
11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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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루틴 #가족상봉그램 

아빠 생일은 백중인데 생파를 미루고 미루다 추석도 아닌 연휴 마지막 날 했고 추석 당일은 갑자기 체육인이 된 스케줄을 감당하려고 카독한 후 다음날 느지막히 클럽 다녀옴+막간 책쇼핑+추석선물(?)은 일요일부터 하나씩 도착+기승전 홍대(11시반 이후 귀가루틴 확보)+집에오면 12시 넘어서 산책 포인트 계속 사라짐주의 taken in 동작대교 by @killzzang
39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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