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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 2025
📔 엄마에게는 다정한 말이 필요하다 | 2025
📕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밤 (24년) 외 다수
🪧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관&도서관 글쓰기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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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양육자)들에게 올겨울 가장 따뜻한 선물이 되길 바라며

저는 늘 제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고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상실을 어떻게든 견디며 다시 삶을 살아가고 싶어서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을 썼고,
쓰는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찾고 싶어서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를 썼던 것처럼 말이죠.

이번 아홉 번째 책은 
작가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내내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가득 모았습니다.
인문, 철학, 문학, 자기계발,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찾은, 
저라는 작가의 인생 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엄마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문장 101개가 
특정 시점의 육아 고민을 넘어 
인생이라는 여정의 든든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삼십 대 중반, 세상에서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부모님을 몇 년 사이에 연이어 잃던 시간 가운데,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예민하고 걱정 많은 제게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어려운 숙제였고 물음표였어요.
그 아이와 부대끼며 12년 넘게 살아보니,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없었다면 그 터널을 잘 통과할 수 있었을까.
지금보다 더 많이 울고 웃었을까.
어쩌면 아이를 통해 나는 삶을 배우며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친정엄마도 안 계시고, 자매도 없고,
친한 친구들마저 멀리 지방으로 떠난 상황.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오롯이 육아를 껴안던 그 모든 시간 내내
누군가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는지요.

저의 그런 마음과 꼭 같은 
엄마를 포함한 양육자가 많다고 믿었기에
꼭 이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책이 나오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을 것 같았는데요,
책에 담긴 글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전해드려서 그런지
엄마를 포함한 양육자라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실 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그저 오늘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자꾸 조용해집니다.

그래서 끝으로 책 속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문장으로 저의 마음을 대신할까 해요. 

🔖세상 모든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엄마라는 사람 자체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동지이자 선배의 이야기가, 엄마의 서사가 깊고 넓게 담긴 이야기가, 엄마의 삶을 모성이나 희생으로 함부로 정의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이와 자신의 세계를 단단하게 지키며 함께 성장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엄마인 우리에게는 더 많이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 
그 모든 마음을 모아 엄마(양육자)를 위한 문장 101개를 책에 담는 작업을 마치며 저는 깨닫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성장하며 계속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당신이 이 이야기에 담긴 다정하고 지혜로운 문장들을 마음에 새기며 필사하는 동안, 제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로 살아가는 날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참 기쁘겠습니다.

📍아, 정말 끝으로 한 말씀 더!

엄마라는 자리가 벅차게 행복하면서도
때때로 얼마나 외롭고 흔들리는지 알기에
<엄마에게는 다정한 말이 필요하다>를 내면
이 책을 작가인 저와 함께 깊이 있게 읽고 필사하며
엄마들의 일상과 성장을 나누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일 오후 
<다정다독 필사단>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다정하고 사려깊은 엄마 동지와 선배가 필요하신 분들,
아이라는 우주를 정확하게 사랑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한 개인으로의 성장도 
멈추지 않고 싶은 분들, 
엄마가 읽어야 할 책과 콘텐츠에 관심 있는 분들, 
내일 필사단 모집 피드도 관심있게 봐주세요

📚책 <엄마에게는 다정한 말이 필요하다>는
오늘부터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스24, 교보, 알라딘 모두 주문 가능합니다.🙈🙇‍♀️

🙏💕

#엄마에게는다정한말이필요하다
#엄마를위한필사책
#웅진지식하우스 by @opening_letterbook
98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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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어제 밤에 저도 저자 증정본을 받았어요.
책을 받으니까
작년 이맘때 청림출판사 실장님이 
제안을 주셨던 날들부터
집콕하며 작업하던 순간들까지 샤라락 떠오르며
조금씩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책을 보니,
어느 누구의 삶도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과 사랑이 이 책으로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내 소중한 삶을 기록할 다이어리북이 있다면,
내가 내 삶을 기록책으로 만든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좋은 구성은 무엇일까.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록책은
어떤 내용과 형태여야 할까.
오래 고민하며 좋은 것들을
가득 담아드리고 싶었습니다.

읽게 되면 쓰고싶어지는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각자의 기록에 영감이 되어줄 짧은 에세이를
매 질문 전에 라디오 오프닝처럼 담은 뒤
이어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한 질문을 만날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그 질문이 무려 101개.
기록은 물론 글을 쓰고싶은 분들께
좋은 글감이 될 거라 생각해요.
거기에 제가 특별히 아끼는 문장을
영화 소설 에세이 시 인문학책 등에서
다양하게 찾아 <필사하는 밤> 코너에 담았는데요.
기록에 근사한 영감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책 실물 궁금하실 것 같아
자세히 사진 찍어 올려드려요.

내일은 책을 쓰면서 
제가 특별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들을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현재 정식 출간 되어서
교보 예스24 알라딘 지마켓 쿠팡 등등에서
다 주문 가능하더라고요.🙈💕

읽고 쓰는 삶을 사랑하신다면
올 한 해도 부지런히 달려온 나에게
세상에 하나 뿐인 기록 수집 다이어리북을
선물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Q&A 다이어리북이지만
감성 충만한 읽을 거리도 꽉꽉 담아서
한 권의 감성 에세이를 만나는 즐거움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어느 독자님이 제게
'감성 장인'이란 말을 붙여주셨는데
이 가을, 사색과 감성과 낭만을
이 책으로 만나시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앞으로 매일 책소개와 함께
이런저런 기쁘고 좋은 소식도
(북토크라든가 글쓰기워크샵이라든가) 
전해드릴 예정이니까요.
제 피드 보이면 꼭 놀러와 주세요.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by @opening_letterbook
65
a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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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소감

지금까지 총 여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지금 와 돌아보니 나는 언제나 삶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답을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던 것 같다.
애도에 관한 책은 개인적 상실의 경험을 잘 지나가고 싶어서, 상처와 불안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은 초민감자(상처와 불안에 유난히 취약하므로)로 살면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어서 쓴 책이었다.

<어린이의 말>은 그 다음의 숙제에 대한 답이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 그것이 내게는 무엇보다 절실했고, 이 시간을 잘 살아내고 싶었다. 

그러므로 나는 '에세이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장르'라는 장강명 작가의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성장에 관한 이야기에 끌렸다. 그 이유를 이 문장을 만나면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삶이란 곧 성장이며 
성장이란 곧 적응하고 창조하며
자신과 세계를 다루는 역량이 
증가하는 과정이다."
_<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이러니, 어떻게 에세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에세이를 쓰는 일이 마냥 행복하기만 할까. 

두 권의 책은 대형서점에서 '오늘의 책'으로 뽑히는 경사도 있었고 중쇄도 찍기 어려운 출판 현실에서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은 6쇄를 찍었고, 문학나눔도서에 선정된 에세이도 있었다. 두 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쇄 이상을 찍은 셈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일이 다 그렇듯 들인 노력과 품에 비해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 미약했다. 그럴 때마다 이쯤에서 그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때마다 이상하게도 보란 듯한 성취 없이도 묵묵히 계속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조연이던 오정세 배우가 백상예술대상을 탔을 때 했던 말처럼.

🎙"꿋꿋이 그리고 또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건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쇼.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어린이의 말>이 출간 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이런저런 불운과 상황이 겹치면서 계획한 출간시기도 놓치고 초기 홍보에도 실패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서 잊고,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나 제 자식 자랑 같지만, 그러기엔 #어린이의말 이 너무나 아깝고 예뻤다. 나는 이 아이를 많이 아끼고 있었던 거다. 나마저 모른 척 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사랑하는 인플루언서 님들을 찾아 그들의 피드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읽고 난 뒤(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긴 디엠을 보냈다. 그렇게 진심이 담긴 리뷰가 여기저기서 올라오다보면 입소문이 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품고. 아무 것도 안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역주행이라는 것은 출판계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고, 기적은 언제나 멀리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일을 계속 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계속 걷는 사람이고 싶었다. 

요 며칠 아주 호되게 감기를 앓았다. 밤새 기침을 하느라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보낸 이 아이들을 제대로 사진 한 번 찍어준 적이 없구나. 
지금까지 열심히 애쓰고 노력한 나에 대한 격려와 인정의 마음을 담아 첫째부터 여섯째까지 불러 내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저기 어딘가 우주에 계실 엄마를 떠올렸다.
엄마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을까. 
곁에 없는 엄마 대신, 내가 나의 엄마가 되어 말해준다.

"잘했어, 괜찮아, 애썼어." by @opening_letterbook
123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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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보다 김연수?

하루키의 유명한 '달리기' 책을 읽으면서도
품지 않았던 마음이 
김연수 작가님 문장으로 움직였다.

그가 권하는 '15분 달리기'는 이렇다.
내내 뛰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15분만 알람을 맞추고
할 수 있는 대로
뛰거나 걷다가 
알람이 울리면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넘사벽인 하루키의 달리기 루틴에
그저 감탄만 하며
달리기의 세계로 발을 내딜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던 나는
김연수 작가님의 부드럽고 따뜻한 문장들에
홀랑 반해서 넘어가는 중.

약골 중 약골에 타고난 저질 체력,
갖고 있는 질병도 여러가지인 나도
이제 조금 다른 시간을 만나고 싶어졌다.
이 정도면 이런 나라도 
어쩌면 할 수 있겠구나,
주먹이 가볍게 쥐어졌다.

모두 이 문장 덕분.

🔖가장 느리게 달릴 때 매일 달릴 수 있고
매일 달릴 때 가장 멀리 달릴 수 있다 

_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좋아하는 일에 매일 마음을 쓴다는 것', 김연수, 28p

이러니 김연수 작가님을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 🫶

#좋아한다말하기엔숨이차지만
#러닝앤솔러지
#나도조만간느린러너라고우길수있길 by @opening_letterbook
8
a day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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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대화 #정재승교수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진다.
그래서 더 빨리 읽고싶었던 책.

해박한 지식과 이야기도 좋지만,
읽기 시작하며 반한 건 그의 표현과 문장력.

"변수가 하나뿐이던 방정식에
삶 전체가 미지수로 들어온 표정이었다"

"전공은 명사로 쓰이지만,
삶은 매일 반복되는 동사로 이루어진다."

이런 문장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다
오래전 라디오 작가 시절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재승 교수가 내가 꾸려가던 코너를 즐겨 듣고
참 좋다고 해주셨다는 얘기를 선배로부터 들었던.
사랑에 관한 문학과 드라마 속 문장에
단상을 써서 소개하던 코너였는데
(고루한 편견이지만) 카이스트 교수님이 
풍부한 감성을 가진 게 신기하고 반가웠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에 들어온 뒤,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들에
사려깊은 답을 담은 책에서도
그 감성이 빛나서인지
어떤 문장들 앞에서 오래 머물게 된다

덧)
그런데 27페이지를 읽다가
'누구에게나'에서 자꾸 걸린다.
뒷부분 서술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느낌.
나만 그런가🙄

그래도 정재승 교수님 언제나 🫶

#이런부모가되고싶다
#좋은질문을던지고좋은경험으로이끄는 by @opening_letterbook
10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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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들의 문학론, 글쓰기 이야기를 읽는 걸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만큼이나 좋아한다. 처음에는 그저 훌륭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금보나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읽어보니 이런 책들이 주는 효용은 따로 있었다.
문학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것.
더 잘 살고 싶어진다는 것.
쓰는 일의 지난함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게 한다는 것.
김애란 작가의 《그랬다고 적었다》도, 정용준 작가의 《소설 만세》도 그랬다. 

“내게 ‘글쓰기’와 ‘글 읽기’는 직업이거나 취미이기 이전에
삶의 방식이며 훗날 직업적 의미를 잃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이 존재 방식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_ 《그랬다고 적었다》, 김애란, 143p
 
이렇다 할 큰 성취 없이도 읽고 쓰는 사람들의 세계 안에서 작은 보폭으로 걷고, 걸어야 한다고 여전히 믿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2. 어떤 책들은 별다른 계획 없이도 마치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는 일처럼 다가온다. 왜 하필 추석 즈음, 도서관 서가에서 이석원 작가의 《슬픔의 모양》이 눈에 띄었는지. 부모가 늙고 연약해져, 자식이 부모의 부모가 되는 시간. 애틋하면서도 서럽고 고단한 그 시간의 궤적이 담긴 이야기 끝에 작가는 궁금해한다. 이 시간들도 언젠가 그리워질까.
내 경험에 비추어 답하면 그렇다.
너무 아픈 시간은 그리움의 모양으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대신 그냥 불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내내 머문다. 그리운 건 언제나 살면서 우리가 나눴던 어떤 사랑의 순간들일뿐.

3. J군이 요즘 카뮈에 빠져있다. 사춘기 소년이 이해하기에 카뮈의 부조리 세계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 카뮈의 어떤 매력이 J를 사로잡았을까 궁금해, 카뮈 관련 책들을 읽었다. 아마도 J는 지금 주어진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거다. 너나없이 공부를 향해 달리는 이 세계가,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어른들이. 하지만 마냥 싫다고만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를 보며 어떤 해방감을 느꼈을지도. 카뮈에 대해 뒤늦게 읽기 시작한 엄마는 카뮈를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인간과 세계가 가진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어떻게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려고 했던 사람. 길지 않은 생애 내내 고통과 고독으로 점철된 시간을 지나온 카뮈지만, 사제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카뮈와 깊은 우정을 나눈 장 그르니에의 이 글들 《카뮈를 추억하며》를 그가 하늘에서 본다면, 더는 외롭지 않겠지.

4. 위화 작가의 《산곡미풍》은 한 꼭지 한 꼭지 공들인 구성 안에 메시지를 담은 글이라기 보다, 펜 가는 대로 편안하게 쓰인 산문이다. 그의 일상과 글쓰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과 친근한 아버지로서의 면모 등이 담긴 글을 슴슴한 숭늉을 먹는 느낌으로 읽었다.

5. 세 번째 예약순서를 기다리며 대출했던 백온유 작가의 소설집 《약속의 세대》,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늘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읽었던 시간. 그중 극중 주인공 하나가 했던 말은 오래 사무칠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간절해지고 싶었어요.” 이 말을 전하면, 극중 이모처럼 대답을 해줄 사람을 알고 있다. 이 생에서는 이제 만날 수 없지만. 

6. 작가 8명의 공동작업실이라니, 부러운 마음에 읽었던 책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작가들은 늘 혼자 일하기에, 읽고 쓰는 사람을 만나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쌓인다. 꼭 직업인으로서의 작가가 아니더라도 읽고 쓰는 분들도 비슷한 느낌일 것도 같다. 정용준 작가도 그런 사람은 다 온라인에만 있는 것 같다는 말도 했는데, 비슷한 이유로 예전부터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서로의 읽고 쓰는 시간을 부드럽게 밀어주는 취향의 공동체 같은. 혼자 운영하기에는 외로워서 애정하는 분들과 함께 논의 중인데. 우리는 와중에 그런 이야기도 하고 있다. 아무도 안 오시면 어쩌지. 그럼, 뭐, 우리끼리라도 재미있게 계속해요.😂
혹시 비슷한 마음인 분들 계시다면, 우리 언젠가 좋은 곳에서 다정한 사람들과 만나요🙏

📚📚📚 by @opening_letterbook
30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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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기록

1. 다양한 창작자들의 이야기는 내 변함없는 관심사다. 나 또한 그 언저리에서 무언가를 만들어왔고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기에 그렇겠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자꾸 삶이 보여서, 인생의 어떤 물음표에 답이나 힌트를 찾는 마음으로 찾는 것도 같다. 김영민 교수와 박해영 작가의 콜라보 북토크도 그랬다. 김영민 교수의 해박함과 위트, 유머, 드립, 그리고 그가 쓴 글의 행간에서 느껴지던 삶과 사람에 대한 츤데레식 애정을 사랑하는 팬으로 달려갔던 자리에서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 그의 겸손함이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라는 타이틀과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저자인 그였지만, 그는 시종일관 자신의 늙음과 소박한 인기를 스스로 놀리는 방식으로 청중을 웃겼다. “당신 늙고 있어, 정신차려!”라는 아내의 말을 웃픈 마음으로 듣다가도 이거 좀 웃긴데? 하며 메모하는 성실하고 자유로운 창작자의 면모도 좋았다. 교수님, 저 팬이에요🥰박해영 작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기세가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이를테면, 다음 생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전히 드라마 작가를 하겠다는 답을 했는데, 그것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런 답을 했다. “전 뭐든 잘 할 거예요.” 작가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구원서사’라는 평에 대한 작가 자신의 의견이었다. 생각하면 징글징글하면서도 또 눈물나게 안쓰러운 게 사람이라며 인간에 대한 애증을 숨기지 않으며 했던 말. 그래도 끊어낸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그러니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코 내가 먼저 내치지 않겠다는 작가의 다짐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이의 드라마가 왜 항상 인간애가 넘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스토리 없이는 삶을 견디기 어렵다는 김영민 교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자리. 각자의 분야에서 더할 수 없는 성실함으로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아우라가 근사했던 자리. 대단한 존재가 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읽고 쓰면서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잘 견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채운님 @plenty_archive 덕분♡

2. 애정하는 분들과의 청담동 데이트. 온라인 말고 오프라인에서 읽고 쓰는 이야기를 나눌 모임이 오래전부터 간절했는데, 즐거운 모의(?)를 나눴다. 😎 이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이 기다려질 것 같다. 내 지난 시간들이 좋아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그 안에서 나도 천천히 부드럽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3. 부모를 위한 인문학 테라피 같은 수업이었으면 하고 준비했던 4회차의 도봉도서관 강의를 마치고 돌아가던 날, 어쩐지 부모님이 그리워서 예전에 살던 동네에 들렀다. 거의 이십 년 만에 들른 신설동과 보문동을 걸으며 변해버린 곳과 그대로인 곳들을 둘러보다,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 문장에 공감했다. 귀소본능이라는 건 장소가 아닌 사람이었다는 이야기.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그곳이 어디든 나를 기다려줄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그 쓸쓸함에 잠시 콧등이 시큰했지만, 오래 그러진 않았다. 어차피 인생은 그렇게 하나씩 잃어가는 일이라는 걸, 어느새 받아들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4. 구교환 배우의 팬인 J군과 함께 웰메이드 멜로로 소문난 <만약에 우리>를 함께 보고, 섬세한 연출과 연기와 이야기에 반해 감독의 신작 <인턴>도 극장에서 관람. 두 작품 모두 리메이크작이어서 원작도 챙겨봤다. 중국에서 2500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는 <먼훗날 우리>의 연인도, 영상미도 아름다웠는데, 후반이 조금 궁상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부분을 깔끔하게 다듬은 <만약에 우리>의 연출과 ‘선풍기씬’처럼 이별을 납득하게 하는 대사들이 참 섬세했구나. <인턴>은 그에 비해 조금 빤한 연출과 대사가 아쉬웠지만, 최민식은 언제나 진리. 

5. 아시안게임도 열심히 보고 있는데 여러 경기에서 선수들이 실수할 때 해설진들이 너나없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잊어야 해요. 어쩔 수 없어요. 다음 플레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추신수 감독도 언젠가 잘 하는 선수들은 이걸 잘 한다고 얘기했었지.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스포츠 또한 꼭 인생을 닮았다.
얼마전 아이가 올해가 구십 며칠 밖에 안 남았다고 말해줘 새삼 올해가 얼마남지 않았음을 실감. 그런데 나는 무엇을 잊어야 내일로 더 나아갈 수 있을까. 늘 기억해야 할 것들만 염두에 두다가 요즘은 잊어야 하는 것들을 한번씩 생각해보고 있다.

🍂🙏

#박해영작가 #김영민교수 #일상기록 #9월이야기 by @opening_letterbook
0
1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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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DP미래평생학습관 6차시 강의 후기 

글쓰기 수업에는 어떤 분들이 올까요?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

1년 가까이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고
도서관 등의 여러 기관에서 
에세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글쓰기 수업을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생을 제대로 사랑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아서,
세상과 사람에게 더는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나답게 인생을 살고 싶어서, 
지나온 나의 시간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인생이 안겨준 쓰린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서.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어딘가 비슷한 이유로 
많은 분이 글쓰기 수업을 찾습니다.

물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태준 작가가 『문장강화』에서 
“수필은 심적 나체”라고 표현한 것처럼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에는 두려움이 따르죠.
그 시간을 어떻게든 통과하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됩니다.
삶의 고통과 기쁨과 슬픔과 상처가 담긴
이야기를 나의 언어로 담아내는 순간
삶에 끌려가는 사람 대신
삶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여섯 번의 수업 내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한 권의 책임을 다시 실감했던 시간을 마치던 날.
글벗들의 안녕과 행운을 빌며
귀한 네잎클로버를 나눠주셨던 마음도,
쏟아내듯 아픈 상처를 토로한 것이 미안해서
양손가득 음료수를 종류별로 가득 사서 오던 마음도,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때문에
로비에서 한참을 이야기 나눴던 시간들도,
오래 기억하고 싶어
되도록 천천히 걸었습니다.

수업을 위해 
에세이 쓰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글쓰기 팁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쓰기의 기술,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사유, 
내 이야기를 빛나게 하는 퇴고법,
쓰는 사람으로 계속 살아가는 방법까지
제가 아는 글쓰기에 대한 모든 것을 전해드리기 위해 애썼는데,
다 끝나고 나니, 이 수업을 통해 
저야말로 인생을, 글쓰기를 
다시 배웠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글쓰기 수업은 늘 신기해서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이렇게 모두 함께 성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또 지난 늦여름과 초가을을 함께 했던
글벗들을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한 번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6차시의 <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글쓰기 수업을
함께 해준 글벗들에게
그리고 이 긴 피드를 읽어주신 당신께
가을 선물로 인디언 켈트족의 기도문을 전해드립니다.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해가 비추기를.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이기를.
그리고 신이 늘 당신 곁에 있기를.”

🙏

🍂🍂🍂 by @opening_letterbook
19
2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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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를 위한 강의 후기

봄부터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등에서 
에세이 쓰기나 학부모를 위한 필사·기록 관련해서
꾸준히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출간하느라
거의 외출을 하지 못했던 터라
올해는 많은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제 책 두 권 #삶은문장이되어흐른다 와 
#엄마에게는다정한말이필요하다 가 
강의의 좋은 교재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예전에도 북토크나 1회차 강연도 종종 해왔기 때문에
무리 없이 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은 봄에는 강의 때마다 초반에 엄청 떨기도 했어요.
그렇게 세 계절 강의를 하고 나니까
이제 저요, 강의 때 오신 분들을 제법 웃겨드리고 있어요, 하하.
물론, 제 전공은 울리는 것이긴 합니다만.🥹

방학이 끝나고 여름이 물러가던 8월 말부터 시작된
도봉도서관 강의 <문장으로 돌보는 마음>도 그랬습니다.
오늘 마지막 차시였는데, 역시나 여러분들이 우셨습니다.
아마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의 ‘자녀’로 우리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속깊은 이야기들을 나눴다는 이야기겠죠.

북한산이 보이고 솔향이 나는 솔밭공원을 앞에 둔 
도봉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그렇게 네 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이상하게도 이번 강의는 헤어지는 게 더 아쉽더라고요.
마지막 10분을 남겨놓고 이런 제안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인연인데
우리 각자 이름을 알고 가자고. 
또 이 시간들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얘기해보자고.
“저는 ( )의 엄마, ( )입니다.” 혹은
“저는 ( )의 딸, ( )입니다.” 
그저 누구의 엄마라고, 누구의 딸이라고 말했을 뿐인데도
울컥하는 마음에 목이 잠기는 선생님들도 많았습니다.
그 마음을,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마음으로 이해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자리, 어려운 이름이 부모가 아닐까 종종 생각해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부모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자녀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때때로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때로는 조금은 억울한 비난도 받죠.

때문에 이런 강의를 만들고 싶었어요.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나는 안다고,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안다고,
힘들어도 우리가 지나온 시간이, 우리가 받은 사랑이
남은 길의 훌륭한 지도가 되어줄 거라고.

그 마음을 충분히 알아주시고
이 네 번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 더 길기를 바랐다고.
강의가 끝나고 갈 때마다 마음이 충만해서
늘 좋은 점심을 먹고, 부모님께도 좋은 것을 사드렸다고.
돌아가신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필사가 단순히 문장을 따라쓰는 것이 아닌
나와의 대화이자 글쓰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자 힐링의 시간이었다고.
작가님 다음 책은 언제 나오냐고 잘 될 것 같다고
다정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신 것도 모자라
강의만족도 평가에 '인생강의'라고 말씀해주신
모든 선생님들의 남은 날들에
언제나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작은 포스트잇에 적어주신
수많은 사랑의 순간들을 오래 기억할게요.

봄에는 내가 잘 하고 있나, 스스로 의심도 많이 했는데
제 수업을 한 번 들으신 선생님들이
다른 도서관 수업에도 계속 찾아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전해주셔서
오늘은 남편에게 이렇게 자랑을 했습니다.
“나도 몰랐는데, 나 강의에 재능이 있었어!”😆
다음 강의는 울려드리는 횟수보다
웃겨드리는 횟수가 많도록 분발해 보겠습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필사·기록 수업은
제가 특히 애정하는 수업인데요.
예전에 동대문도서관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때도 좋았지만
이렇게 대면으로, 또 긴 차시로 만나니 더 의미가 있었고,
수업을 하는 제게도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저도 한 번 울컥하기도 했었어요🥹
오신 분들에게 인생의 단 하나의 순간만 기억해야 하고
다른 기억이 지워진다면 어떤 순간을 고르실 거냐고 질문을 드리면서
저도 답을 드렸는데, 어쩐지 눈물이 핑 돌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책에 쓴 내용이기도 했는데
그 내용은 피드사진에 담을게요.

11월에는, 서울시교육청 양천도서관에서
이런 좋은 시간을 또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 또 반갑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볕이 뜨거운 오늘이었지만
가을의 정취가 점점 진해집니다.
좋은 계절 안에서 늘 충만하고 안온하시기를 빌게요🙏

#도서관강의 #필사수업 #학부모수업 by @opening_letterbook
33
a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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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일상 기록 

1. 8월의 어느 날, 남편이 이촌동 맛집이라며
데려간 곳은 그저 그랬지만,
돌아오는 길, 뜻밖에 만난 
근사한 석양과 여러 색이 그라데이션 된 
하늘 때문에 모든 게 아무래도 좋았다.
이 순간을 두고두고 보고 싶어 
찍은 사진 속 풍경도 썩 맘에 든다. 
아이도 이 순간을 찍어 프사에 올려 
친구들에게 많은 하트를 받았다.
그렇게 법석을 떨며 
오랜만에 하늘을 감상하던 
우리 세 식구의 순간도
마음 속에 캡처.

2. 집앞 도서관 상주작가님이 
소설가인 관계로
소설을 쓰는 작가님들의 북토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덕분에 민병훈 작가와 박선우 작가를 알게 되었다.
북토크가 끝나고 
소설가 지망생인 것처럼
몇 가지 질문을 드리기도 했는데,
그 중, 좋은 글 좋은 소설은 어떤 것일까요? 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진실이 담긴 글이 좋은 글이라는
정영수 작가의 찬찬한 답이 
특별하지 않아도 마음에 들었다.
또 처음 소설을 쓰는 예비창작자들이
단점을 없애느라 
자기다움을 잃기도 하는 것을 
염려하는 그의 마음도 좋았다.
이런 작가님들 영향으로 
8월에는 민병훈 작가의 #어떤가정 을 
포함한 여러 소설을 많이 읽었다.
집앞 3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여러모로 행복한 일.
이 도서관 때문에 
목동으로 이사가는 걸 포기하기도.

3. 8월 후반부터 
YDP영등포미래평생학습관과 
도봉도서관에 차시가 긴 강의를 나가는 중.
기관마다 준비해주시는 
선생님들의 느낌도 다르고,
오시는 분들의 성향도 다르고,
차시가 긴 수업은 특히 
준비하는 것도 많고 적응도 필요하지만
언제나 강의를 끝내고 나면,
방에만 있었으면 몰랐을
누군가의 귀한 인생을 들여다보는 마음이라 
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찾아온다.
도봉도서관 사서님은 오래된 내 책들도
강의실에 전시해주시며 
"저희 도서관에는 이것보다 더 많이 있어요."라고 해주셔서 
#도봉도서관 을 더 사랑하기로 했다🥰
강의 분위기도 좋아서
남은 차시들도 기대가 된다.

4. 8월에도 여전한 피부염 때문에 
강의를 제외하고는 집콕하는 가운데,
즐거움이 있었다면
남편과 J군과의 극장 나들이.

#오디세우스
각자의 이타가로 돌아오기까지
우리가 방황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아버님이 보시고 울컥하셨다는데
그 마음을 어쩐지 이해할 것 같았다. 

#스파이더맨
여전히 소년미 넘치는 톰 홀랜드의 대역 없는 액션도, 
화려한 연출도 근사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후에 마블에 흥미를 잃었는데, 
이 정도라면 언제나 환영.
뻔하거나 촌스러울지 몰라도, 
극의 클라이맥스에 떠오르는 
‘내 편, 단 한 사람’의 서사에는 
늘 마음이 간다.

#와일드씽
예고편을 볼 때부터 
굳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J군의 요청과 오정세 배우의 팬심으로 봤다.
그리고 영화의 전반부 내내 투덜댔다. 
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모아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하지만 영화 후반부, 
오정세 배우가 토하면서 
노래하는 장면에서 그만,
올 한 해 웃을 걸 다 웃어버렸다. 
아, 그러면 된 거 아닌가.

5.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
몇 년 전 쓴 내 에세이를 끼워주신
아리따운 작가님의 
8월의 선물 같은
#에세이베스트 스토리도 캡처.

9월을 하루 앞둔 오늘, 
비는 오는데...
J군은 뒤늦은 여름앓이인지 독감인지
열이 나서 학원도 못 가고 자고 있다.
해내야 할 공부와 숙제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다고 푸념하는
J군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려나.
"엄마, 어때?" 하며 
학원에서 그림을 카톡으로 날려주던
어떤 날처럼, 다시 명랑한 J로 돌아오기를.

그리고,
J가 열이 떨어질 때쯤
달라진 가을 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수다 산책도 할 수 있기를.

유난히 뜨겁고 힘들었던 여름을
8월과 함께 보내며. by @opening_letterbook
29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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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독서기록

20대와 30대에 매일 써내야 하는 방송원고에 치여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잠이 드는 날이면 생각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을 충분히, 원하는 만큼 읽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글을 쓸 수 있을 텐데.
이러다 내 바닥이 다 들통나고 말 텐데.
하루는 너무나 짧고
매번 돌아오는 새벽이면 
가진 것 없는 나의 우물을 박박 긁어내
글을 쓰느라 자주 애가 탔다.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을 지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출간 작업을 할 때도, 그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더 읽었어야 했는데.
더 공부했어야 했는데.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다 들키고 말 거야.

그런 마음이면 책들 앞에서 늘 갈급하다.
하지만 그랬다가도 
어느새 작가들이 만든 세계에 빠져들면
그래, 내가 찾던 게 이것이었지,
내가 알고 싶은 게 이것이었지,
이 진실을 지금이라도 알아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감상문을 쓰듯 혼잣말을 한다.

내가 가진 얕고 비좁은 세계를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고 싶은 갈망은
쓰고자 하는 사람의 숙명 같은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염려하려 한다.
사랑하는 것들을 일로 마주하면 
잃게 되는 무엇을. 
책에 대한 지순한 애정만은
아주 오래도록 지키고 싶다.
 
마음이 가는 대로, 내게 필요한 무엇을 본능처럼 찾아
읽었던 8월의 책들을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지.
그중에 한 문장씩만이라도 잊지 않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여운과 감동과 깨달음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들이 내 몸에 나이테처럼 남아
나를 이끌어주기를 바라며 정리한 8월의 독서.

📗 그들은 항상 나를 기다린다. 
바쁘다고 약속을 잊는 경우도 없으며,
함께 있다가 슬쩍 자리를 떠나지도 않는다. 
가끔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졸아도 타박하지 않는다.
손만 뻗으면 언제든 다가와주는 그들이 있어서
나는 자주 나의 괴로움을 물리치고
이따금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ㅡ 박애희,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중
'가끔 사는 게 괴로우면' 중에서

#8월 #기록 #독서노트 
#독서가집착이되지는않았으면 by @opening_letterbook
37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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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월 강의소식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요?
태풍 영향으로 어제오늘 바람이 좀 불어서 그런지
아침저녁으로 좀 숨쉬기가 낫더라고요.
해마다 8월 중순이 지나면
아침저녁 바람의 결이 확실히 달라지는데요.
뜨거웠던 여름도 어떻게든 지나가고 있나 봅니다.

아이들 돌보시는 엄마나 양육자분들은
올 여름이 유난히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개학하고 뜨거운 기운이 조금씩 물러가는 
8월 말부터 4주 동안
우리 부모님들을 위한 오붓한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서울시교육청 도봉도서관에서 제안 주시고
정성껏 준비해주셔서
부모님들을 위한 4회차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오늘 에버러닝으로 모집이 시작되었더라고요.
이번 강의에는 도서관에서
예쁜 필사노트까지 선물로 준비해주시고
기록과 필사에 관한 제 책들이죠.
#삶은문장이되어흐른다 
#엄마에게는다정한말이필요하다
두 권도 선물로 드리니까요.
육아에 지친 마음을
좋은 문장들로 다독여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청은 서울시교육청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 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도봉 쪽,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들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필사강의 #기록수업 by @opening_letterbook
26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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