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September 19th 2026, 04:24 am
쉽게 갈 수 없는 곳, 자동차로 도달할 수 없는 곳, 그곳은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어나면 배를 타야 하고, 보통때에는 트렉터를 타고 물길을 가로질러 강을 건너야 하는 곳 최근에는 징검다리가 생겼지만, 모든 사람이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어야만 건널 수 있는 곳 이곳은 안동에서 매우 특별한 소주를 만드는 곳 진맥소주가 운영하는 맹개마을이다.
우리들은 양조장 공장을 설계하였지만, 누구나가 기대하는 멋진 형태와, 제법 힘을 준 디테일, 값비싼 자재를 찾아 볼 수 없다. 육지에 있지만 섬과 같이 고립된 덕분에 오롯이 자연과 내가 마주하고 안동 지역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단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어쩌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멋진 결과물이나 디테일 보다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과 역사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데 양조장 설계 덕분에 좋은 분들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년전에 설계를 시작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였지만 드디어 오픈을 하였다. 몇몇은 텐트를 치고 몇몇은 근처에 숙소를 구하고 메밀꽃 밭을 지나 함께 투어를 하고, 밤의 메밀꽃이 얼마나 신비한지도 바라보고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진맥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디제잉으로 제대로 클럽으로 변한 양조장에서의 시간은 어쩌면 가장 진맥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떄로는 잔혹하고 또 가혹하더라도 뚜벅뚜벅 단단한 걸음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분들의 발자국에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