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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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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나를 놓지 않고 붙잡아줬던 것은 책과 글쓰기였습니다.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이 캄캄한 순간들 속 저는 언젠가 빛을 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갔던 것입니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말이죠. 무엇도 기대할 수 없었고 무엇이도 희망을 얻을 수 없었지만 그저 매일매일 읽고 썼습니다. 그래야만 이 캄캄하고 암울한 시기를 그나마 버틸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글쓰기와 책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동아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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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틀리틀 행사의 알림에 어김없이 참가의사를 밝히며 이번에도 좋은 행사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장소가 어딜까 궁금하여 보니 성수동이었어요. 오호? 그런데 상세 주소를 검색해 보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곳은 제가 2년 3개월간 몸 담았던 은행이 있는 곳이었거든요. 순간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은행을 그만둔지 벌써 4년이 지났거든요. 그 곳을 다시 가게 되리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쓴 책을 들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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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되기만 기다렸습니다. 저에게 그 곳은 애증의 장소였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른 저이기에 다시 돌아가면 어떤 감정과 느낌이 들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행사장으로 오는 내내 뭉클하면서도 싱숭생숭하며 오묘한 감정이 일었습니다. 그곳은 모든 것이 그대로였고 심지어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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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서 가장 처음 했던 일은 은행 맞은편 편의점을 들리는 일이었습니다. 은행경비원 당시 아침을 거르면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웠습니다. 그때마다 커피를 한 잔씩 주시며 말동무가 되어주신 사장님이 보고싶었습니다. 혹시나 안 계시면 어쩌나 했는데 편의점을 들어간 순간 눈이 마주쳤고 사장님은 단번에 저를 알아보셨습니다. 그리고 그간 근황을 전하며 제가 쓴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제 책속에 등장한 인물께 책을 드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뭔가 울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선 너무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아들도 현재 은행경비원을 하고 있기에 누구보다 더 제 이야기를 공감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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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제가 일 했던 은행을 들렸습니다. 이젠 아는 분이 거의 없지만 그곳은 여전히 그대로 였습니다. 가서 카드 하나 만들어주고 적금도 하나 만들며 실적을 채워드렸어요. 그리고 은행원분께 예전에 여기서 근무 했었다 말했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는 못하겠더라고요. 마냥 신기했습니다. 문이 열린 은행을 다시 방문하게 될거라건 상상치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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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저에게 너무 뜻 깊었습니다. 책을 팔고 못팔고를 떠나 제가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보냈던 곳에 제가 좋아하는 동료 작가님들과 함께 웃으며 떠들고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겐 큰 의미였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의 그곳이 이젠 웃음으로 뒤덮였으니까요. 그래서 함께 해 준 작가님들이 더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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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더 이상 어두웠던 기억을 가지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층 더 성숙해 진 것 같습니다. 그곳에 행사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했던 3일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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