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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lturemedia 운영/제작 및 글쓰기수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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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들고 카페를 전전긍긍하며, 수업을 준비하면서, 쓰고 싶은 글을 썼다. 그런 재미로 살았다. 돈이 벌리면 벌리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윤형근의 “가난해야 철학적일 수 있다”는 말을 맹신하면서. 긴 글을 쓰고 수업하는 걸 한 번도 일이라고 느낀 적없다. 재밌기 때문이다. 평생 이렇게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가 정말 행복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아는 게 아니라 그 때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먹고 싶은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종일 외롭게 노트북 앞에서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젊은 수강생들의 뜨거운 문장들을 마주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으면서… 작은 집과 낡은 작업실이 영 불편하긴 해도, 이렇게 살 수만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그러다 언제쯤 ‘갈매기’ 라는 이름의 바를 열어서 아주 적은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트럼펫이나 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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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파는 곳에 잠깐 앉아있다가 해야될 업무를 마치고, 다른 미팅을 간다. 커피는 어느새 음료가 아니라 자릿값 수준으로 전락했다. 마포에서 강남으로, 강남에서 성수로. 성수에서 청담으로. 행사장에 가서 다양한 무언가를 경험한다. 마이크를 잡고 관객과 고객앞에 선다. 서는 순간과 처음 들어가는 순간은 꽤 재밌다. 하지만 갈 땐 페기구지만, 올 땐 류이치 사카모토다.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렸다가 토니 타키타니처럼 된다. 쓰고 싶은 글들이 제목만 적힌 채 메모장에 처박혀 있다. 외롭게 적혀진 제목들은 이후에 쓰여질 서사와 내용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꿈 #나의일 #나의삶 by @zungwuhc
4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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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대단한 아이돌이다. 하지만 어려도 너무 어리다. 원래 다들 이렇게 어렸나? 한국 애고 외국 애고 상관없이 다 어리다. 로봇처럼 교육받은 것처럼 거의 비슷한 톤과 발성으로 줄지어 인스타매거진 영상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들이 ‘아티스트’보다는 ‘클론’에 가까운 것 같았다. 비주얼과 컨셉이 고전적이면서 신선하다는 점은 정말 대단한 점이지만, 그렇게 대단해지기 위해 13살 - 15살 아이들은 부단한 정신개조와 수련이 동시에 필요했을 것이다. 아이돌을 하는 아이들의 삶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본인들의 미래를 위한 거대한 투자라고 하면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지만.) 이수만의 아이돌뿐만 아니라 점점 더 어려지는 이 아이돌들의 ‘젊음’을 넘어선 ‘어림’으로 칭찬받고 각광받는 게 ‘아이돌 산업의 불가피함’을 벗어나서 볼 때 괜찮은걸까? 하고 어제 올라온 수십개의 a2olite 멤버들의 영상을 보며 생각했다. 

#somethingtight #a2o #a2olite #어려도너무어리다 #모두눈치못채게 by @zungwuhc
19
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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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 26FW AMBASSADOR PROJECT
#JUNGWOOK
CHIEF EDITOR

[WORN BY LIFE, NOT BY TREND] 

정답보다는 0.4쯤 비껴간 표현을 좋아한다. 아무 때나 메모하고, 뻔한 문장에는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에디터 이정욱.

착장 

- STUD VINTAGE LEATHER JACKET [BLACK]
- CARDIGAN LAYERED L/S [BLACK]
- REPAIR DENIM PANTS [GREY INDIGO]

Q. 이번에 입은 MEA 옷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무엇인가요?

멋스럽게 신경 쓴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가 투박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더 편하게 입고 싶어졌다. 원래도 편하게 입는 편이지만...

Q. 옷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옛날엔 무조건 아름다운 것. 보기에 좋고 확 눈에 띄는 것들만 찾았다. 근데 이제 나이 먹고, 편한 것만 찾는다. 어디든 털썩털썩 앉는다. 나를 고정시킬 여력이 없다. 옷에 내 몸을 맞추는 게 피곤하고 어려워졌다. 그래서 나는 옷 보고 내 몸에 맞추라고 말했다. 튼튼하고 견고한 옷을 고집한다. 물티슈처럼 더러운 걸 닦고, 온 벽과 사람들과 부딪혀도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그런 옷들. 요즘 옷들에는 많이 없지만, 그런 옷들을 찾아 헤맨다. 더러워지거나 헤져도 아무 상관없는 것들. 그런 옷들을 찾는다.

착장 

- WASHED FISHTAIL JACKET [DARK BROWN]

Q. 정욱님다운 문장을 만드는 건 결국 어떤 디테일이라고 생각하나요?

상투적이지 않은 표현들, 예를 들면 ’나는 너를 첫눈에 반했다‘ 대신 ‘0.4눈 정도에 반했다.‘

Q. 글을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나요?

뭔 이런 놈(글)이 다 있어?

Q. 일상에 MEA가 들어온다면, 어떤 순간이 가장 잘 어울릴까요?

젊고 경쾌한 일상

MEA 26FW
WORN BY LIFE, NOT BY TREND. by @zungwuhc
5
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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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브랜드가… 하는 감상이 아주 오랜만일정도로 이렇게 정직한 일진같은 브랜드는 오랜만이다. @thecolorcolour 브랜드 대표와 아주 간단히 인터뷰했다. 사실은 걍 내가 붙잡고 물었다. 

이런 색은 잘 팔리지도 않을텐데… 그러자 대표는 ‘한국엔 이런 색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요…’ 반할만한 대답. 없으니까 만든다. 아주 훌륭한 창작자의 마음. 없으니까 만든다니. 쓰고 있는 문장, 영화, 그림같은 문장.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 돈을 포기하다니. 이후의 아우터와 이너와 바지와 양말과 매장과 팝업이 기대된다… 어떻게 이런 브랜드가… @thecolorcolour taken in Shopamomento by @zungwuhc
2
1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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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는 억울해서 울고, 어떤 여자는 미안해서 운다. 갑작스러워서 울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당황해서 운다. 한 때 여자가 울면 나를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것은 아주 커다란 비약. 운다고 다 날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면 울지만, 운다고 다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어떤 경험과 느낌에 의한 것. 아주 적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음.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은 나의 미약함 때문임. 

어떤 여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어떤 여자는 가만히 앉아서 허공을 보고,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 울었다. 눈물이 다 다른 방향으로, 다른 방식으로 흘렀다. 어떤 방향인 지 알고 싶었을 수도 있고,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이 있던 척을 했을 수도 있다. 눈물의 기원은 사랑일 수도 아닐수도 있다. 

나는 보통 혼자 운다. 아주 엄연한 한국 남자라서, 여자 앞에서 우는 걸 부끄러워 해서, 그렇게 혼자 운다. 혼자서 꺼이꺼이, 아무 이유와 관계같은 것이 없이, 신호등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이 될 때, 택시가 내 앞을 슝하고 지나칠 때, 영화의 크레딧이 유독 길 때, 아무런 관계가 없을 때 아주 서럽게 운다. 살면서 느끼는 어려움들과 고됨과는 완전히 상관없이 운다. 우는 여자 앞에서 나는 아직도 당황하며 건조한 티슈만 급하게 건네줄 수 밖에 없지만

#우는구나  #마침내 by @zungwuhc
0
1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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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자가 되고 싶다. 되도록이면 더 대책없고, 미래를 기획하지 않고, 삶 자체에 관심이 없고, 돈엔 더 크게 관심이 없고, 재밌으면 뭐든지 하는 남자. 재미없으면 죽어도 안 하는 남자. 근데 쉽게 돈 벌 수 있는 건 하기도 하는. 그 돈 모아 또 쓸데없는 짓을 하는, 아무 노래나 듣지는 않고, 고집세고, 성질 더럽고 까탈스럽지만, 사랑이 넘치는 그런 남자가 되고 싶다. 돈이 계속 없어도 그런 것 따위에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영향이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과 - 만들고 싶은 게 끊임없는, 생각이 많지만 잠은 또 잘 자는, 섬세하지만 예민하진 않은, 쾌활하지만 날카로운 남자가 되고 싶다. 그런 젊음을 갖고 싶다. 하면 하는 남자. 빼지 않는 남자. 발표하라고 하면 벌떡 일어서고, 수업 때 맨 앞에 앉고, 끝나도 눈치보지 않고 질문하는, 입는대로 입지만 모든 것이 다 철학과 의도가 있는, 스타일이 있는, 그래서 더욱더 대책과 전략과 기획과 계획과 이윤추구같은 게 없는, 앞으로 뛰어나가는, 더 빨리 뛰어서 넘어질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지만, 결국 넘어져도 한 바퀴 굴러도 다시 뛰는, 무릎과 팔꿈치에서 피가 나도 뛰어가는 그런 젊음, 그런 젊은 남자에 대해 매 저녁과 매 아침, 매 지하철과 매 카페에서 생각한다… 끊임없이 사랑을 해나가는… 

#젊은남자 #사랑이힘이다 #노맨틱과로맨틱 by @zungwuhc
15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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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 2회차 후기. 당연 스포있음. 이쯤되면 영화 다 보셨을거라 생각함. 

노동자를 한낱 코끼리 정도로 생각하면서 노동자에 관한 다큐를 찍고 싶어하는 압구정 출신 감독 예지 앞에서 호석은 울고 있었다. 호석의 아내 미옥은 예지의 남편 상우 앞에서 옷을 벗었다. 상우도 옷을 벗었다. 둘은 바닷가에 들어갔다. 미옥은 다시 해변으로 나와 몇 번 정도 상우를 유인하다가 무릎을 꿇리고 도망친다. 호석이 과호흡이 오고 있을 때쯤, 예지도 걱정되어 호석을 달래고 있을 때쯤, 미옥은 그제서야 호석의 인터뷰를 중지한다. 호석은 감독의 남편에게 태권도로 상대도 안 된다. 

처음보는 직장 상사에게 “네, 오케이” 를 한다. 병들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에 자신을 안아준 건 아내도 아니고 예지도 아니고 자신이 얻어맞으며 구해줬던 동생들도 아니고, 감독의 남편은 더더욱 아니고, 그의 아들 철이다. 철이만 아빠의 편을 들고 있다. 아빠가 잠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술을 먹었을 수도 있겠지한다. 청소년의 호석은 사과를 주기 위해 미옥만 보고 있고, 3인조 춤을 출 때도 미옥을 보고 있었다. 별장 노래방에서 감독과 손잡고 춤을 출 때도 미옥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미옥은 상우의 뒤를 쫓고, 해변에서도 상우를 보고 있었다. 호석은 바닥을 보고 있었다. ‘뭘 입고 뭘 먹는 지가 중요한’ 미옥은 스티브잡스 같은 상우를 보고 있었다. 호석은 그것도 볼 힘이 없다. 호석은 상담센터에서도 아무 말하지 못한다. 

두번째 본 가능한 사랑에서는 호석의 얼굴만 보였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 곧 터지기 직전의 얼굴. 무너지기 전의 몸과 마음을 봤다. “울고 싶으면 울어” 라고 미옥에겐 말하면서 정작 본인은 울지 못하고 있다. 울까봐 차마 장례식장엔 들어가지 못하겠다고 했지만, 맞고 있는 동기들과 동생들을 구해줬던 호석은 끝내 장례식장에 들어와 ‘고지식하다’는 이야기나 듣고 술도 못 먹고 예지와 싸운다. 호석은 영화 내내  말이 없다. 말을 못하고 있다. 

상우는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예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말만 하고, 미옥은 자신도 모르는 말들을 꺼낸다. ‘노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따라갔거나, 스티브 잡스를 모르지만 갑자기 슬펐다거나, 달을 보면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거나’ 각자 말을 하고 있지만, 호석만 말을 없다. “병든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쯤 말을 꺼냈다. 사랑 가능하고 뭐고 이번에 나는 호석만 보였다. 당한 사람만 안다. 맞아봐야 아픈 줄 알고, 버림받은 기분은 버려져 봐야 안다. 호석의 마음은 호석만 안다. 미옥도 상우도 예지도 모른다. 다만 힘들었겠지… 졸렸겠지… 하고 철이처럼 안아주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나는 시네필이 절대 아닌데 이창동 영화만 보면 할 말이 많아진다. 이창동을 소설가로 먼저 만난 탓이다.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하루만에 읽고 일주일동안 힘들었다. 이창동은 서사 안에 너무 많은 걸 담는다. 나는 영화엔 크게 관심이 없는데, 서사엔 관심이 많다. 이창동 영화는 다 소설적이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마다 할 말이 많이 쌓인다. <버닝>을 봤을 때쯤 인스타를 했다면 아마 15개 정도의 게시물이 올라왔을 것이다… 영화관에서는 한 번 더 볼 거 같고, 넷플릭스에서는 3번 정도 볼 것 같다. 그때 마다 후기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감상이 달라질 때마다 남기고 싶을 것 같긴 하다. 

#가능한사랑 #맞아본놈만안다 #이창동 #영화리뷰 #할말이많다 by @zungwuhc
6
1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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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좀 부린 20대 후반 한국 남자로 보이기란 꽤 쉽다. 샤워 후 타월로 머리의 물기를 흐르지 않을 만큼만 대충 닦아주고 스킨케어를 한다. 보통 스킨-로션-선크림 순이다. 그리고 옷을 입는다. 해봤자 셔츠나 니트다. 그리고 헤어젤과 왁스를 적당량보다 좀 더 많이 섞어 손에서 완전히 뭉갠 후 섞어준다. 갈고리모양으로 손을 만든 후 푹 젖은 머리에 발라 완전히 올백으로 넘긴다. 손에 있는 제품을 온 머리에 구석구석 바른다. 그리고 앞머리 뿌리 부분에 작은 헤어핀셋을 두 세개 정도 꼽은 다음 뜨거운 바람으로 고정시킨 상태로 스프레이도 뿌려준다. 그러면 떨어질 머리는 떨어지고 올라가 있을 머리는 그대로 있다.

매일마다 떨어지고 올라가 있는 머리가 다르다. 그렇게 머리를 손질한다. 3분이면 끝난다. 아주 쉽다. 하지만 어렵다. 포마드를 중학교 때부터 했다. 이수혁 포마드를 따라했다. 쉬워보이지만 해보면 어려울 것이다. 다들 머리 내리는데 좀 올려주면 그럴싸하게 멋부린 느낌을 준다. 그리고 채도있는 색의 니트를 몸에 맞게 입어주고 바지는 편한 데님이나 면바지를 입는다. 신발도 편한 무언가로. 그러면 멋좀 부린 한국 남자처럼 보일 수 있다. 한국에서 멋을 부린 남자처럼 보이는 것은 굉장히 쉬운 것 같다. 다들 머리를 내릴 때 완전히 올리거나 알아서 떨어뜨리게 만든다거나, 100명중에 97명은 무채색을 입는 시대에 색이 있는 옷만 입어도 눈에 띈다. 서글픈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정석의 서글픈 옷을 입는다. 멋부리는 걸 좋아하기로 마음먹은 반 년전 부터 라이커샵에서 만난 강정석을 좋아하게 됐다. 대뜸 라임색 자켓이. 있고, 연두색의 스트라이프 앞면과  네이비색의 등판이 있는 니트도 있고, 단풍색의 브이넥 니트가 있다. 20대 후반 남자로 아주 쉽게 멋부리고 싶으면 강정석을 입으면 된다. 100명 중의 97명이 무채색을 입는 시대에 고집있게, 이런 생뚱맞고 아름다운 색의 옷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자니… 서글퍼서 찬란하다.. 

#leicadlux7 #나도샀다라이카 #중고로샀는데160만원허영심그득그득 #이악물고찍는다 taken in 양화 한강공원 by @zungwuhc
21
2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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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얼굴을 보고싶어’ 하는 것은 그리움과 사랑 - 그 외의 무언가다. 네가 지금 기쁜 얼굴인지, 슬픈 얼굴인지, 아니면 ‘진짜’좋은 것이 맞긴 한지,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다. 하지만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야말로 내가 진짜 너를 사랑하는 것 같으니 지금 너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보고싶다’ 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보고싶다는 어쩌면 굉장히 일방적인 이야기. 이미 너도 나를 보고싶어 할 거라는 당연한 가정이 전제된 문장. 이건 선언도, 메세지도 아니다. 수평적인 단어면서 가끔은 굉장히 도전적인 문장. ‘너가 날 보고싶어 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보고싶어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언어가 될 수도 있으니까.

다만 ‘얼굴이 보고싶다’ 에는 그런 전제나 가정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내가 너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는 이야기. 그래서 ‘얼굴이 보고싶다’는 다소 처절한 이야기. ‘네 얼굴이 보고싶다’는 사실 네 얼굴이 보고싶다는 핑계로 ‘한 번 더’ 보고싶다는 이야기. 아주 연약하고 순수한 단어. 상처받기 싫어서 너를 확인하고 싶으면서 너를 두 번 더 보고싶은 말. 아주 어렵고 슬프지만 굉장히 지금만 사는 이야기. 네가 내 전후상하좌우에 있을 때의 얼굴, 희노애락의 얼굴, 360도의 얼굴이 보고싶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사랑과 좋아한다 그 외의 무언가… 그 위의 무언가… 그 너머의 무언가… 

#보고싶다 #네얼굴이보고싶다 #bogopta by @zungwuhc
7
2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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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음, 영화보고 읽어달라) *가능한 사랑 1회차, 2회차 후 다시 쓸 예정

압구정에 살긴 해도 세탁소집 딸래미라서 자신은 부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조여정은 500만원짜리 로로피아나 가방을 들고 불가리 주얼리 시계를 차고 있다. 처음보는 노동자 계층이 ‘흥미’롭고 ‘재미’있어 보여서 그것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나 섭외 잘 해” 라고 하며 손쉽게 다양한 사람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기술과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조여정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조여정에게 노동자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심사위원의 말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구조조정 노동자에 대한 영화를 찍는 것이다. 조인성은 그런 조여정이 “너는 그들과 다르지만 그들을 이해하려고 해서” 좋다고 말한다. 그러자 조여정이 “나는 그들을 사랑하려고 하는 거야” 라고 한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여기서 유일하게 나온다. 

로로피아나와 포르쉐가 당연한 조여정한텐 노동자 계층 인터뷰를 하러 온 오오티디 치고 화려하다고 하는 전도연의 말이 이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띠꺼운 표정으로 “오케~” 할 뿐이고. 처음 마주한 설경구의 민낯에 충격을 먹고 있는 전도연을 찍고 있는 조여정의 모습에서 전도연은 시카고와 월미도의 달은 같아도 그 의미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같은 ‘노동자’라도 누군가에겐 삶이고, 누군가에겐 찍고 싶은 / 찍어야 할 특별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조여정은 영상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해서, 조인성에게 처음으로 ‘갖지 못한 것’을 선사해서 그들은 분노하거나 속상해하지만 조인성의 말처럼 ‘나는 나다’. 그의 삶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조여정의 ‘알바가 끝난 길 유독 밝았던 시카고의 달 이야기’가 진짜인지, 특정위치만 지나가면 들리는 새소리가 ‘진짜 새소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금 그들이 하고 싶은 무언가에만 있다. 견뎌야할 건 없다. ‘얼마나 벌게 될 지’ 같은 것들만 모를 뿐,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걱정은 없다. 설경구의 말처럼 ‘지금만 느끼는 전도연’이 그래서 조인성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조여정은 ‘다루기 편해’ 서 조인성이 결혼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고. 결국 여기서 설경구만 달무리를 보고 후에 비가 올 것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속궁합은 맞잖아?” 하며, 자신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짓밟히고, 감옥에 갔다가, 자신의 쓸모없음때문에 울고, 공황이 오고, 삶에 변화가 생긴 건 최호석(설경구) 뿐이다.

호석의 아들 철이와 상우(조인성)의 별장 노동자는 필요한 말만 하거나,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쳐다보고만 있다. 다만 별장 노동자는 부조리한 장면같은 것을 목격하거나 마주하지 않고 계속 웃고만 있다. 호루라기를 불면 달려온다. 그게 잘못된 상황인지에 대한 인지도 없다. 다만 철이는 말이 없지만, 부조리한 상황의 목격자로 계속 등장한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철이는 자동응답기처럼 말한다. 아빠가 용접공이라 이름이 ‘철’로 지어졌다는 사실 마저도 로봇처럼 말한다. 철이가 할 수 있는 말은 정해진 무언가일뿐, 자신의 의사를 내보이지 않는다. 너무 화가 날 때 웃으면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상담센터의 다른 ‘죽은 자’의 말과 비슷하다. 철이는 유독 호루라기에 관심을 가진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오면 안된다는 사실에서 아직 많이 멀어져 있지만 언젠가 그 호루라기가 불리면 달려가야 할 것일까. 철이는 미옥과 상우의 알몸수영을 목격했을까. 알고도 말하지 않는걸까. 

철이는 다 봤으면서 말을 하지 않거나, 못본것으로 두는 것이거나, 그것은 모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철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빠는 안 그랬는데,,, 미옥도 안 그랬는데… 둘에게 가능한 것은 단 하나. 궁합도 안맞고, 서로 그만 만나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뜬 달을 보고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렇게 사랑에 빠지게 된 것… 그것만 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아님말고 #가능한사랑 #이창동짜증나ㅠ by @zungwuhc
17
a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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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거’부터 ‘먼저 써보라’고 수업 때 말했다. 나한텐 이게 당연하다. 글쓰면서까지 눈치보고 싶지 않았다. 수강생들은 놀랐다. ‘쓰고 싶은 것부터 써도 된다’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이다. 서문같이 시작하고 마무리같이 끝내야하는 작위적 글쓰기세계에서는 용납안되기 때문이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교육체계의 문제다. “이렇게 해야 100점 맞습니다” 의 굴레다. 이게 사람을 망친다. 개인창작에 백점이 어딨냐 이것들아. ‘먼저 써보지‘ 않으면 까먹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다음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글쓰는 게 ‘아무것도 아님’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쓰는 것은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말하는 걸 글로 바꾸는 ‘일’이다. 물론 잘 읽히게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이것은 말을 글로 바꾼 뒤의 일이다. 결국 재료싸움이다. 내 안의 재료부터 꺼내야 한다. 각자의 메인재료가 다르다. 샐러드를 잘 만드는 사람들은 야채부터 꺼내야 하고, 스테이크를 잘하는 사람은 좋은 등심을 꺼내와야한다. 김치찌개를 만들고 싶은 사람은 김치를 꺼내와야 한다. 근데 다들 글쓰라고 하면 냉장고에서 고기부터 찾는다. 그게 메인재료일 것 같아서. 하지만 각자의 요리가 다르고 테크닉이 다르고 잘하는 분야가 다르고, 엄마가 다르고 아빠가 다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요리를 찾는 게 먼저다. 그럼 내 주재료는 꽃등심이 아니라 좋은 된장임을 알 때가 있다. 

글쓰기 수업을 처음으로 오신 분들에게 ‘쓰고 싶은 게 있으세요?’라고 다 물어본다. “아 전 딱히 없는데, 그냥 일기 쓰고 싶어요, 아님 블로그 잘 쓰고 싶어요.” 이런 분들은 생각보다 진전이 늦다. 하지만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들은 성장이 빠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 하고 싶은 욕심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 욕심이 중요하다. ‘잘 전달’하고 싶은 욕심. 그거는 쓰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시작한다. 나는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 같은 건’ 없다. 그냥 지금 느끼는 아주 생소하고 개인적인 감정마저도 특별한 예민아트남이라 ‘지금’을 잘 전달하고 싶은 것뿐이다.

*사진은 지난 생일 주간에 찍은 것들…

#지금이맨앞이다 #소금황금지금 #글쓰기수업 #흑백요리사 #최강록 by @zungwuhc
2
a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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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취향좋은 남자들을 수집했던 때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사진가 김재훈이었다. 사물과 공간의 아름다운 낌새를 아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사진가였다. 그 남자의 사진을 볼 때마다 카피하고 싶었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스토킹하듯 보며, 그의 취향을 복+붙 하려 했지만 당시 나는 스무 살이었다. 거의 다 비쌌다. 그 중 하나가 bmw 회색 z3였다. 신차는 아니고 중고차였다. 올드/빈티지 카는 아니지만 적당한 클래식함과 적당한 기술력이 느껴지는 회색의 Z3는 볼수록 근사했다. 

이번 제주 출장은 혼자 갔다. 렌트카 리스트를 보던 차에 z4가 눈에 띄었다. 보자마자 이걸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Z3보단 훨씬 현대적이지만, 스무살의 원-한을 풀기 위해 렌트했다. 제주도보다 z4를 뚜따하고 탈 생각에 더 두근댔다. 렌트한 z4는 흰색이었다. 달리고 달렸다. 차가 없으면 스포츠모드로 바꿔서 잽싸게 달렸다. 하차감이나 승차감같은 건 나랑은 상관없다. 스무살의 원한이었다. 타는 내내 즐거웠다. 짜고 습한 바람을 푹신하게 느끼고, 초원의 말들을 지나쳤다. 마돈나의 comfession 앨범을 무한반복하면서, <love without words> 는 반복재생해주고.

서울에 도착해 바로 지하철을 타긴 했지만, 바퀴 손상으로 인해 약간의 수리비를 주긴 했지만, 7시가 살짝 넘은 시간 동트는 제주도의 숲길을 생 눈으로 마주한 시간들은 아마 내 아들한테도 이야기해줄 것이다. 아마 내 아들도 즐겁게 들을 것이다. 그 땐 z7쯤 나오겠지만, 여하튼. 뚜따의 기쁨, 아 z4의 기쁨. 제주와 말의 기쁨. 바람과 현무암의 기쁨을 넘어 마돈나의 기쁨까지. 더할 나위 없었다. 

#기후동행카드는나의것 by @zungwu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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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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