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story viewer> @ahnjaekyu> Tagged
10.8K
followers
966
following
⠀
Founder
@studiox561
⠀
Email
[email protected]
POSTS STORIES REELS TAGGED
2019.05.20 ㅡ 8주년 @studiox561

지난 8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이 공간의 시간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설렘으로 시작했던 순간부터 방황과 실패, 그리고 다시 방향을 찾아가는 시간들까지. 결국 561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주신 분들께 전하는 마음으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긴 글이지만 천천히 함께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ㅡ 출발 그리고 설렘 (2019)

2019년 5월, 문래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두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던 시절 우연히 알게 된 문래동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동네였습니다. 낡은 3층 건물, 창밖으로 나무가 보이던 작은 공간, 561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인물 작업은 2016년 상업사진 어시스턴트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필름의 질감을 흉내 내며 막연히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이 공간을 만나게 되었고, 그제야 제가 원하던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사진관을 운영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작업을 오래 이어갈 작은 작업실 하나가 필요했던 것에 더 가까웠어요. 

지금 돌아보면 참 서툰 시작이었지만, 
그 시절의 저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ㅡ 즐거움과 방황 (2020-2022)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스튜디오를 찾아와 
주었고, 그 안에서 수많은 인연과 관계들이 생겨났습니다.

팬데믹 속에서도 다행히 좋아하는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도 없이 시작했던 촬영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사실이 당시에는 참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그 시절의 저는 정말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더 많은 작업과 더 큰 공간을 꿈꾸며 결국 두 번째 스튜디오를 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추진력은 어쩌면 방황에 더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래 고민하고 천천히 선택하는 법을 몰랐던 시간이었습니다.

ㅡ 도전과 실패 (2022-2024)

그렇게 저는 오래전부터 꿈꾸던 웨딩 스튜디오를 
망원동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책임감과 고민들이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늘 그래왔듯 새로운 사람들과 작업들을 이어갔고, 오래된 친구들의 가장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일들도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저는 그 시간들을 하나의 실패였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 고민한 선택이라 믿었지만 결국은 조금 섣부른 판단이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저의 오만함도 분명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 덕분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과 오래 이어가고 
싶은 방향이 무엇인지 조금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ㅡ 그리고 다시 도약 (2024~)

다시 문래동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2년을 보냈습니다.

561의 방향성과 공간의 분위기까지 겉으로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는 정말 많은 것들을 천천히 바꿔왔습니다. 사진을 찍는 방식도, 공간을 바라보는 마음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동안은 제가 좋아하는 취향과 감각조차 믿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분명하게 압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 무엇인지, 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지, 또 저라는 사람의 취향과 감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561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도요. 예전처럼 무작정 속도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더 오래 그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ㅡ 감사한 마음에 건네는 약속 (2026.05.20)

그렇게 오늘도 이 공간에 앉아 다시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어김없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후기들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혼자서 이 공간을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더 많은 마음과 고민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 덕분에, 제가 오래 바라왔던 꿈들이 이 작은 공간 안에서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모습과 새로운 변화들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561을 잘 이어가 보고 싶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와 이 공간을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 호불호가 없는 사진을 가장 잘 찍는 사진관 아저씨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2
back to up